뻔한 감염병인줄 알았는데…‘해피니스’, 바닥난 인간성과 끝없는 반전 [이슈]

예고 없이 울리는 ‘안전 안내 문자’, 마스크 없이는 오갈 수 없는 출퇴근길. 코로나 19 이후 변화된 일상의 모습이다. 감염병이 창궐한 ‘해피니스’는 현실보다 조금 더 심각한 상황이다. 사람을 물어뜯는 ‘광인병’ 전파에 계엄령이 내려졌고, 아파트는 봉쇄됐다. 

 

티빙 오리지널 ‘해피니스’는 감염병이 일상화된 뉴노멀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코로나 19가 종식된 2023년. ‘마스크를 벗고 숨을 쉴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세상이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과 조금은 달라졌지만, 덕분에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 같다’는 라디오 DJ의 목소리가 코로나 이후 세상을 상상하게 한다. 그럼에도 ‘언제 다른 감염병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경고의 플랜카드는 곳곳에 걸려있다.

내 집 장만을 위해 정이현(박형식)과 위장 결혼을 하는 윤새봄(한효주), 저층 임대 가구와 고층 로열 가구 간의 다툼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다. 이 정도는 웃으며 넘길 수 있는 현실 반영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19 확진자, 변이 바이러스, 치료제를 위한 항체 연구 등은 우리가 지난 2년간 접했던 코로나 19로 인한 세상과 맞닿아 있다. 감염병자를 알아내기 위한 주민 회의에서 새봄은 ‘코로나 감염도 뭘 잘못해서 그런 거냐. 병은 사람 가려가면서 걸리는 게 아니다. 누가 (코로나에) 걸렸다고 하면 신상을 털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은 쾌유를 바랐다’고 이야기한다.

‘코로나 이후 감염병보다 사람이 먹고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는 한태석(조우진)의 대사는 ‘해피니스’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광인병으로 인한 평범한 사람들의 죽음. 그러나 이 모든 사태가 감염병 때문만은 아니었다. 인간의 이기심과 드러난 민낯이 서로를 파멸시켰다. 감염된 오주형(백현진)의 아내 박민지(백주희), 선우창(차순배) 목사 등도 단순히 감염병 때문에 사망에 이르진 않았다.  

 

광인병 이전부터 이어져 온 불륜이 한 여성을 죽음으로 몰았고, 뻔뻔한 용의자의 수없는 발악이 계속됐다. 시체를 옆 방에 두고 벌어지는 불륜 행각, 사익에 눈이 먼 동대표의 파렴치한 이기심, 혼란을 틈타 비집고 들어오는 사이비 종교의 유혹까지 펼쳐졌다. 티클 만큼 남아있던 인류애도 앗아갈 만한 만행이 매회 펼쳐졌다. 빌런들에겐 공동체로서 최소한의 양심도 없었다. 오로지 이기심, 그리고 생존의 문제만이 이들을 옥죄었다. 

광인병 의심을 받았던 김세훈(한준우)조차 선인(善人)이었다. 바이러스 사태를 예견하며 모은 생존 용품들을 주민들에게 나눠줬고, 숨겨진 비상 전원의 존재도 알렸다. 새봄에게 선물 받은 티셔츠로 기념 셀카를 찍을 만큼 그저 순수하고 이타적인 존재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현에게 발견된 배전함 속 김세훈의 시신은 석회가루가 뿌려진 채 초파리가 뒤덮고 있었다. 살인범 앤드류(이주승)의 정체를 알게 한 사건이었다. 

 

지난 10회 동안 주인공 윤새봄과 정이현은 언제나 정의로웠다. 마트 아르바이트생 이보람(한다솔)과 401호 작가의 오빠 나승민(나철), 펜트하우스의 김세훈에게서도 희망을 볼 수 있었다. 항체 보유자 새봄을 비롯해 인간성을 잃지 않은 보람과 승민이 광인병 탈피의 키가 될 수 있을까도 관전 포인트다. 

 

‘해피니스’는 폐쇄된 아파트, 감염병의 공포 속에서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낯뜨겁고 적나라한 인간상을 묘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회 엔딩, 501호 앞으로 모여든 주민들의 눈빛에는 이성도 감정도 없었다. 이제 남은 건 2회뿐. 살인범 앤드류의 정체, 감염된 정이현, 그리고 극악으로 치닫고 있는 101동 주민들의 변화는 어떤 결말을 가지고 올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티빙 ‘해피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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