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 UP…최준용 “내년엔 박수 받을 수 있도록”

“독기품고 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KBO 시상식이 열린 29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끝까지 우완 투수 최준용(20·롯데)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은 좌완 투수 이의리(19·KIA)에게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조금은 허전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 터. 최준용은 “아쉬움이 있어야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이의리를 보며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다. 수상소감 때 언급해줘서 고맙다”고 웃었다.

 

◆ 특별했던 2021시즌

 

최준용에겐 특별했던 2021시즌이다. 프로 2년차. 필승조로 거듭났다. 44경기에서 4승2패 2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5 등을 거두며 거인구단의 허리를 책임졌다. 특히 후반기 페이스가 인상적이다. 29경기에서 13홀드 평균자책점 1.86 등 짠물투를 펼쳤다. 8월26일 광주 KIA전부터 10월15일 부산 LG전까지 1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롯데가 마지막까지 5강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다. 부상을 딛고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졌다.

 

곳곳에서 이름이 불린 것은 물론이다. 그 어느 때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최준용은 앞서 한국프로야구 OB 사단법인 일구회가 선정한 신인상과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가 뽑은 신인상에 올랐다. KBO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최준용은 최종점수 368점으로 2위에 올랐다. 득표수(100표)만 따지면 이의리(99표, 417점)보다 1표 더 획득했다. 다만, 1위 표에서 차이가 났다. 이의리가 62표를 받은 반면, 최준용은 42표를 받았다. 

 

 

◆ 기대되는 2022시즌

 

이젠 만 20세. 여전히 앳된 얼굴이지만 단단히 여물어가는 중이다. 최준용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어깨 부상으로 2개월 정도 빠져 있었는데, 그 기간 내가 힘을 보탰다면 팀도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냉철히 말했다. 그러면서 “구단에서 믿고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그게 부응하고자 열심히 노력했다. 내년엔 전반적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저도, 팀도 한 단계 더 발전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최준용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명함을 챙겼다. 이 순간을 기억하고 더 나은 날을 다짐하기 위해서다. 다부진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최준용은 “올해는 박수를 치는 자리였지만 내년엔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 멋있는 모습으로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욕심나는 상이 있느냐는 질문엔 “목표는 크게 잡으라고 있는 것 아니겠나. 타이틀 홀더도 해보고 싶고 언젠가는 시즌 최우수선수(MVP)도 돼보고 싶다”고 솔직히 답했다.

 

사진=이혜진 기자, 롯데자이언츠 제공/ 최준용이 KBO시상식에서 자신의 이름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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