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②] 보안 전문 기업 ‘시옷’… 미래차 보안 시동 걸고, 글로벌 브랜드화 나선다

박현주 시옷 CEO가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권영준 기자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민천상(오정세 역)은 운전 중 난폭 운전자에게 거친 욕과 위협 운전을 당하자, 그 차량을 해킹해 브레이크 기능이 미작동하도록 한다. 영문도 모른 채 멈출 줄 모르고 질주하던 차량은 결국 다른 차를 들이받고 뒤집힌다.

 

2017년 개봉했던 이 영화 속 자동차 해킹 장면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로 다가왔다. 실제 벨기에 뢰번가톨릭대학의 보안전문가 레너트 워터스는 지난해 자동차 보안 시스템의 취약성을 알리기 위해 미국 전기차 기업의 주요 모델 차량을 해킹하는 실험을 했고, 그 결과 2분 30초 만에 잠금장치를 풀고 시동을 걸었다. 150초면 차량을 절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디바이스 보안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온 세상은 스마트화되고 있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서비스, 인포테인먼트가 고도화되면서 자동차는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고, ‘스마트홈’ 시스템이 이뤄지면서 집안의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TV 등에도 원격 조정은 물론 AI(인공지능) 기술까지 탑재되고 있다.

 

이를 반대로 설명하면 자동차는 물론 집안의 모든 기기가 ‘해킹’에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집안에 설치된 IP 카메라가 해킹당하면서 개인정보는 물론 사생활이 담긴 영상까지 유출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4년간 IP 카메라 해킹 관련 조치 건수는 총 1만951건에 이른다. 신고되지 않은 해킹 건수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옷이 최근 개최된 '서울 ADEX 2021'에 참여해 하드웨어 기반 보안 솔루션 시큐리티 허브를 시연하는 모습. 시옷 제공

보안 전문 기업 ‘시옷(CIOT)’은 2015년 1월 창립 이후 무선 인터넷 시장 확대와 함께 IoT(사물인터넷) 디바이스에 대한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시옷의 강점이자 특징은 하드웨어 기반 보안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반 보안 기술을 통합한 사실상 국내 유일무이한 기업으로 저전력·고속·경량 암호인증 기술을 통해 강력한 보안성의 적용하기 쉬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저전력으로 구동할 수 있는 작은 칩 안에 고성능의 보안 시스템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박현주 CEO는 “국내 보안 기업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전문이거나 하드웨어 전문으로 나뉘어 있다. 시옷은 이러한 두 가지 보안 시스템을 통합해 각각의 약점을 보완하는 ‘하드웨어 암호보안모듈’ 제품 및 솔루션을 개발 및 공급하고 있다”라며 “기업명도 시옷(CIOT) 역시 암호(Cryptography)와 사물 인터넷(IoT)의 합성어로 이러한 특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시옷은 2017년 국내 최초로 IoT 환경에 맞는 하드웨어 암호모듈 경량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한전 스마트그리드 내 하드웨어 보안 모듈 적용실증사업’과 ‘부산시 스마트시티 IoT 보안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설립 초기부터 성과를 냈다.

 

시옷은 이러한 하드웨어 암호기술력을 기반으로 자동차 보안 시장에 진출하며 ‘미래차 전문 보안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미 국내 굴지의 완성차 기업은 물론 글로벌 자동차 부품 생산 기업에 하드웨어 기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Over-the Air)보안 제품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 국제보안규격(IEEE1609.2)표준을 만족하는 보안인증 라이브러리를 개발해 국내 1위 자율주행 단말 및 기지국 제조사 이씨스사와 2020년 공급 계약을 완료했으며, 울산과 광주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 체계(C-ITS) 스마트도로 실증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시옷의 급성장에는 박현주 CEO의 역할이 컸다. 시옷 창업 이전 모바일 보안전문 기업과 정보보호 전문 기업 등에서 활동하며 소프트웨어 기반 보안 솔루션 경력을 쌓았고, 이를 토대로 하드웨어 기반 보안을 접목해 IoT 보안 디바이스 시장을 넘어 미래차 보안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박현주 CEO는 “시옷을 창업한 이후 초창기 작지만 단단한 보안 기업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수익 창출도 중요했지만, 기술력을 쌓아가고 이를 토대로 시옷만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라며 “그렇게 우리는 차근차근 준비를 마쳤고, 그 과정에서 미래차 보안이라는 기회와 시장이 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옷은 창업 지난 2019년 매출 6억원 규모에서 올해 약 50억원 이상으로 급성장했고, 올해 C-ITS 스마트도로 실증사업 수주 등에 힘입어 더 증가할 예정이다. 또한 2~3년 안에 상장한다는 계획에 따라 주관사 미팅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본투글로벌 유럽시장공략 멤버십사’로 선정됐고, 지난 2019년 설립한 미국 워싱턴 지사를 통해 북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박현주 CEO는 “국내에는 아직 브랜드로 자리 잡은 보안 기업이 없다”라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를 통해 보안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화될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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