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그아웃스토리] NC 개국공신이 버티는 힘 ‘아빠의 이름으로’

 구창모, 송명기 등 매년 새로운 후배 투수가 반등했다. 정작 자신은 부진에 부진이 겹쳤다. 흔들렸다. 설 자리가 좁아졌다. 일 년 넘게 시행착오를 겪었다. 겨우 다시 방향을 잡았다. 신인왕 시절 손의 기억도 되찾았다. 특유의 순박한 웃음도 다시 꽃피웠다. 프로야구 NC 투수 이재학(31)은 “쌍둥이가 ‘파이팅’을 외쳐주더라고요”라고 웃었다.

 

▲개국공신의 이름으로

 

 NC 개국공신 이재학은 지난해 큰 아픔을 겪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제구가 흔들렸다. 성적은 물론 마운드 내 입지도 흔들렸다.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다고 판단해 공을 들였다. 결과는 매번 기대와 달랐다. 구단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과정서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2013시즌 구단 최초 완봉승과 신인왕,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 2차 드래프트 대표 성공 사례, 구단 역대 최다승을 경신하고 있는 이재학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일이었다.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뒤 이재학은 절치부심했다. 릴리스포인트를 일정하게 만드는 일에 온 신경을 쏟았다. 데이터팀과 논의해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던지는 비율도 높였다. 지난 16일 잠실 두산전서 마침내 최고의 하루를 만들었다. 구단 최초 1피안타 완봉승, 2998일 만에 챙긴 생애 두 번째 완봉 기록을 챙겼다. 2013년 처음 기록을 세웠을 때보다 더 의미가 깊은 1승이다. 5강 싸움 중인 팀에 힘을 보탰다는 일만으로도 대성공이다.

 

 이재학은 “계속 준비하던 게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이제 자리를 잡는 것 같다. 변화를 주려고 하면 아무래도 단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데 이제 내 것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빠의 이름으로

 

 이재학이 반등을 목표로 한 이유는 또 있다. 명예회복도 있지만 쌍둥이 ‘튼튼이’와 ‘탄탄이’(태명)를 위해서다. 이재학은 2019시즌 LG와 와일드카드결정전을 마친 직후 두 자녀의 아빠가 됐다. 지난해 비시즌에는 창원NC파크에서 훈련하는 시간을 빼고 모조리 육아에 쏟았다.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이재학은 퇴근 후 집에서 육아로 더블헤더를 치렀을 정도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두 자녀는 옹알이만 하는 갓난아기였다. 이제는 집을 나서는 이재학에게 “파이팅”을 외친다. 이재학은 “아직 내가 야구선수라는 것도 모른다. 겨우겨우 ‘파이팅’을 얻어낸다”면서 “그 한 마디를 들으면 없던 힘도 난다”고 했다.

 

 이번 두산전 완봉승에도 ‘튼·탄이’의 응원이 숨어있다. 잠실 원정경기인 탓에 만날 수는 없지만 이재학은 등판 전 영상통화로 자녀의 응원을 얻었다. 등판을 마친 뒤에는 홈경기를 위해 바로 창원으로 향했다. 새벽 늦게 집에 도착해서야 쌍둥이의 얼굴을 마주하고 활짝 웃었다.

 

 이재학은 “지금은 내가 야구선수라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TV에 내가 나오면 아내와 함께 ‘아빠다!’라고 하는 정도”라면서 “2∼3년 후에는 아이들도 내가 야구선수라는 것을 인지하지 않겠나, 아이들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그때까지 잘 버텨보겠다”고 웃었다. 이재학은 아빠의 이름으로 2013년의 기억을 되찾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스포츠월드>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