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쓰레기도 줍고, 건강도 챙기는 ‘플로깅’ 마케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플로깅이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플로카업(Ploka upp)’과 ‘조깅(Jogging)’의 합성어다. 산책·조깅을 하면서 자신이 거치는 코스 주변의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운동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플로깅 열풍은 사회공헌과 브랜드 가치 상승 등 두가지 가치를 모두 충족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환경보호를 고려하는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기업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가을철에 접어들며 활동하기 좋아진 선선한 날씨도 행사 증가에 한 몫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오는 17일까지 등산하며 플로깅에 나서는 ‘줍킹 챌린지’에 나선다. K2에 따르면 이는 ‘쓰레기를 줍다’와 ‘하이킹’의 합성어다. K2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쓰레기를 주으러 가고 싶은 산과 이유를 댓글로 남기면 된다. K2는 이 중 추첨을 통해 쓰레기를 담는 가방·집게로 구성된 굿즈 ‘줍킹 패키지’ 300개를 참여자들에게 제공한다. 대용량 사이즈의 크로스백으로 제작된 ‘줍킹백’과 미끄러지지 않는 소재로 쓰레기를 줍기 편한 집게로 구성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환경을 지키는 행사도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31일까지 반려동물과 산책하며 쓰레기를 줍는 비대면 행사 ‘더현대 플로깅 하트포도그’ 캠페인을 마련했다. 하트포도그는 공원, 등산로 등 주변 어디에서나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을 하는 동시에 쓰레기를 주우면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활동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2019년부터 동물권행동 카라와 함께 진행중인 유기견 건강돌봄 지원 프로그램인 ‘하트포도그’ 캠페인과 플로깅 챌린지를 연계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반려견과 함께하는 일상을 SNS에 공유하는 트렌드에서 착안해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온라인 예매 사이트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구매자는 플로깅 봉투·반려견 배변봉투 등으로 구성된 ‘더현대 펫 플로깅 키트’를 수령한 뒤 16~31일 자유롭게 플로깅을 하고 SNS에 인증하면 된다. 판매 수익금 일부는 동물보호단체 카라에 전달돼 유기견 필수예방 접종 활동에 쓰인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브랜드 이니스프리도 최근 제주도 해양쓰레기 수거 단체 ‘디프다 제주’와 ‘다함께 소규모 봉그깅’ 캠페인을 마쳤다. 이는 ‘줍기’를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 ‘봉그기’에 플로깅을 합친 단어다.
디프다 제주 측에서 모집한 참여자 50여명은 최근 제주 사계해변·한림항에서 해양쓰레기 총 4200ℓ를 수거했다. 이니스프리는 당시 참여자들에게 자사 선스크린·크로스백·장갑·손수건 등으로 구성된 ‘제주 봉그깅 키트’를 제공했다.
KT&G는 임직원들이 아름다운 숲을 조성하기 위해 플로깅에 나섰다. KT&G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에 기여하기 위해 강원도 대관령에 ‘탄소중립상생숲’을 조성한다. ‘KT&G숲 1호’는 대관령숲길내 선자령 인근에 위치, 약 4500평 규모로 꾸려진다.
KT&G 관계자는 “플로깅에 참여한 뒤 인당 1그루씩 적립하는 방식으로 숲 조성에 힘을 보탰다”며 “9월부터 참여자 모집을 시작했는데, 현재 1000그루의 나무가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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