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마블…‘이터널스’로 팬덤 회복할까 [이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마블의 명성은 어디로 갔을까. ‘블랙 위도우’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연이어 흥행에 고전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일시적 부침일까. 아니면 콘텐츠 파워가 꺾인 걸까.

 

전례 없는 성적표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9월 1일 개봉)이 전날까지 누적 관객 수 173만5169명을 기록했다. 그나마 ‘블랙 위도우’(7월 7일 개봉, 295만9792명)의 사정은 낫지만 만족할 수 없는 수치다.

 

앞서 개봉했던 전작들에 비하면 큰 격차다. 2019년에 개봉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1397만명)과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802만명)에 못 미치지는 관객 스코어다.

 

물론 코로나 펜데믹으로 전 세계 극장가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로 관객 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타 국산 작품도 상황은 같다. 그런데 ‘모가디슈’(7월 28일 개봉, 360만1334명)는 ‘블랙 위도우’보다 훨씬 많은 관객을 모았으며 ‘싱크홀’(8월 11일 개봉, 202만986명)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압도했다. 그동안 국산 영화를 압도했던 파워는 온데간데없다.

 

그동안 마블 작품들은 한국에서 인구 대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으는 등 이른바 ‘충성 관객’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국내 개봉한 두 작품이 흡족할만한 수치를 가리키지 못하며 수익적인 측면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가져다줬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토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 1일 북미에서 개봉한 ‘베놈2’는 ‘블랙 위도우’(8000만 달러)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7140만 달러)도 넘지 못한 9000만 달러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마블의 콧대를 꺾었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이 주목을 받게 된 점도 마블엔 악재다. 

 

'이터널스'

 

다만 반등의 여지는 남아있다. 오는 11월 4일 국내 개봉하는 마블 스튜디오 영화인 ‘이터널스’에 마동석이 길가메시로 등장을 예고했기 때문. 마동석은 그동안 국내 작품을 통해 조직폭력배 혹은 형사 관련 역할로 단골 등장해 흥행을 주도해왔다. 따라서 이번엔 마블 캐릭터를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가 관건일 터.

 

또한 해당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어벤저스: 엔드게임’과 인접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과연 흩어졌던 마블 팬덤을 다시 불러모을 수 있을까.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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