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에요.”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다시 불거진 ‘개고기송’에 대해 황희찬(25·울버햄프턴)이 입을 열었다. 황희찬은 5일(이하 한국시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 4차전을 앞두고 진행한 소집 훈련 인터뷰를 통해 ‘개고기송’에 아쉬움을 표했다.
황희찬은 2021∼2022시즌을 앞두고 독일 프로축구 라이프치히를 떠내 EPL 울버햄프턴으로 임대 이적했다. 9월 A매치 소집 당시에는 EPL 무대를 밟기 전이었다. 8월 30일 울버햄프턴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리그 경기에서 홈팬들에게 인사를 한 뒤 9월 국가대항전을 뛰었다.
이후 영국으로 돌아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데뷔전 데뷔골은 물론 소집 직전인 지난 2일 뉴캐슬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에서는 멀티골로 승리에 기여했다. 황희찬은 “꾸준한 출전 시간이 큰 도움이 됐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최근 컵 대회에서 손흥민(29·토트넘)과 맞대결을 벌이는 등 오랜만에 EPL 코리안더비까지 펼쳤다. 승승장구하는 황희찬이지만 최근 인종차별과 관련한 이슈에 휩싸였다. 개고기와 관련한 단어가 들어간 챈트(구호), 이른바 ‘개고기송’이 문제였다.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맨유 팬들은 박지성을 응원하는 의미로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한국에선 개를 먹지. 하지만 집에서 쥐를 잡아먹는 리버풀보다는 나아’라고 노래했다. 그런데 이 챈트가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홈팬들에게 처음 인사했던 맨유와의 맞대결에서 맨유 팬들이 불렀다.
박지성은 지난 4일 맨유 관련 채널을 통해 “맨유 팬들이 황희찬에 대해 공격적인 의미를 담아 노래를 부르진 않았을 것이다. 내가 15년 전에 겪었던 불편함을 황희찬도 느꼈을 것 같아 유감이다”며 “이젠 시간이 흘렀고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근 한국에는 개고기를 먹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국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다는 건 고정관념이고 인종적 모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축구 선배의 직언을 들은 황희찬은 “박지성 선수의 말에 100% 동의한다. 한국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자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황희찬이 지금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영국 현지 언론을 통해 이 주제에 관해 힘줘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올 터. EPL로 돌아가기 전 10월 A매치에서 7일 시리아(홈), 12일 이란(원정)을 잡는 것이 먼저다.
황희찬은 “중앙이나 측면이든 어느 포지션이라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어디서 뛰더라도 팀을 위해 최대한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필승을 정조준했다.
사진=AP/뉴시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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