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엿보기]이강철 감독의 사과…‘팀 KT’의 한 가지 단편

 결론적으로 팀이 이겼으니 후회할 일이 아니다. 선수들도 선발승을 놓친 일보다 팀 1승을 쌓은 일에 더 무게를 뒀다고 했다. 60승까지 선점하면서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까지 높였다. 호재만 가득한 시점, 그래도 이강철(55) KT 감독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감독이 말하는 ‘팀 KT’의 단편이다.

 

 이강철 감독은 1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선발투수 배제성과 소형준에게 미안한 감정을 전했다. 이 감독은 “지난 주말 60승을 선점해서 기분이 매우 좋다. 투수들이 정말 잘 던져줬는데 (배)제성이와 (소)형준이가 승을 챙기지 못해 아쉽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고 했다.

 

 이 감독의 뜬금없는 사과는 지난 주말 때문이다. 배제성과 소형준은 지난주 SSG전서 나란히 호투하고도 선발승을 챙기지 못했다. 배제성은 6⅓이닝 1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 피칭을 기록했고, 소형준 역시 이튿날 더블헤더 2차전서 7⅓이닝 1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소형준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세 자릿수 투구까지 기록하면서 마운드를 지켰다. 아쉬운 점은 두 경기 모두 불펜 계투조가 실점을 내주면서 배제성과 소형준이 선발승을 챙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 감독은 이 지점에서 책임 유무를 자신에게 돌렸다. 덕은 선수에게, 탓은 감독에게 향한 것이다.

 

 이 감독이 자부하는 ‘팀 KT’의 단편이다. 이 감독은 60승을 선점한 비결을 ‘팀 KT’로 들었다. 절대적인 전력이 없어도 서로 빈틈을 메운 일이 선두질주의 핵심 요소라고 했다. 이 감독은 “상위 타순이 흔들릴 때는 하위 타순이 힘을 냈고, 반대일 경우에는 역할이 또 바뀌었다. 외국인 선수나 특출난 에이스가 탁 치고 나와서 한 게 없지 않나. 우리 팀이 상위권으로 자리하는 데 그 힘이 가장 컸다”고 했다. 선수단 사이 퍼진 끈끈함과 시너지 효과가 계속 불씨를 살렸다는 의미다.

 

 다만 ‘팀 KT’ 안에서도 세부요소가 있다. KT 선수단은 이 감독과 유대관계가 끈끈하다. 일부 선수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 감독으로 두기도 한다. 그만큼 이 감독을 향한 선수단의 신뢰도 굳건하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배제성과 소형준에게 늦게나마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반면 배제성과 소형준은 감독의 선택이 빛나게 하지 못한 자신들의 책임이라고 했다. 60승을 선점한 지금도 KT는 함께 걷고 있다.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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