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에 대한 발견 [인터뷰]

 

단 2년. 구교환이 일약 잘 나가는 배우로 불려지기까지 필요했던 시간이다. ‘반도’ ‘킹덤: 아신전’ ‘모가디슈’ ‘디피’ 등 메이저급 작품을 쏟아냈기 때문. 하지만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숫자일 뿐. 실제로는 2008년부터 영화계에 투신했다. 단편영화부터 시작해 단역 및 주·조연, 연출까지 차곡차곡 10여년 이상 내공을 쌓아온 덕택일 것이다. 

 

요즘 장안의 화제작은 단연 ‘디피(D.P.)’다. 웹툰 ‘D.P 개의 날’을 토대로 만들어진 해당 작품은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Deserter Pursuit의 약자)의 얘기다. 배경은 2014년이지만 지금도 혁신되지 않은 군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각종 부조리 종합세트다.

 

작품의 색깔은 ‘군대답게’ 전반적으로 칙칙하다. 욕설은 기본, 군대 폭력 및 각종 수치스러운 성적 학대 등이 적나라하게 등장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 하지만 구교환이 맡은 한호열 상병 캐릭터는 유일한 환기구다. 그는 시종일관 열정적이면서도 웃음을 전달하는 캐릭터로 종종 통쾌한 하극상까지 보여주며 숨통을 틔워준다. 의외인 점이 있다면, 실제 구교환의 군대 경험은 4주 훈련소 생활이 전부라는 것. 그는 한 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있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부러 튀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지만 구교환은 단연 눈에 띄었다. 이에 구교환은 “함께 좋은 작품을 만든 것에 대해 고맙다. 이제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싶고 공유하고 싶다”며 겸손한 대답을 내놨다. 이어 “한호열은 원작엔 없는 캐릭터로 한준희 감독님이 오랫동안 저를 지켜봐 준 모습을 바탕으로 캐릭터와 잘 섞어준 것 같다. 실제로 감독님과 내뱉었던 유머들이 호열의 대사 속에 들어 있었다. 작품의 7할은 감독님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출부 덕택으로 돌렸다. 사실 구교환의 발견은 영화 ‘반도’(2020)부터 시작된다. 좀비에게 위협받는 한반도를 탈출하고자 하는 이들이 스토리를 그린 작품. 극 중 구교환은 서 대위로 등장해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지배력이 사라진 군인을 특유의 연기력으로 그려내 호평받은 바 있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진 않지만 오죽하면 구교환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해만 해도 ‘디피’에 앞서 7월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 8월 ‘모가디슈’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이른바 연타석 홈런을 쳤다. ‘킹덤: 아신전’에서 여진족 전사 아이다간으로 잠깐 등장하지만 강렬한 잔상을 남겼다. 또 ‘모가디슈’에서는 북한 대사관 소속 태준기 참사관으로 출연해 시종일관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러한 탄탄대로는 거저 주어진 게 아니었다. 그는 2008년부터 독립영화 출연 및 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큰 작품에 나왔다고 자만하지 않는다. 구교환은 “최근 출연한 작품들 때문에 이제 독립영화는 안 찍는 줄 아시는데 오해다. 지금도 독립영화를 열심히 찍는다. ‘반도’ 이후에도 최근 7편 정도의 작품을 했다. 작품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 같은데 계속 꾸준히 하면서 알려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부분의 배우가 독립영화로 성장 이후 메이저급 작품에만 몰두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그는 어떤 배우를 꿈꾸고 있을까. 최종 목적지가 궁금하다. 

 

“지금도 배우가 되려고 하는 같아요. 배우라고 인사는 하지만 공개행사에서 하는 인사죠. 개인적으로는 소리 내어 말할 용기가 없어요. 솔직히 그런 날이 안 왔으면 좋겠어요. 연출할 또 마찬가지고요. 훗날 누가 나를 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불러줬을 때 나도 그렇게 대답할 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사진=넷플릭스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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