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위에서 주관을 갖고 던지더라.”
투수 김건우(19·SSG)가 1군 무대를 밟았다. 지난 5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1 피홈런) 1볼넷 1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두드러지는 성적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찍는 데에는 성공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과정’에 집중했다. 김건우의 피칭에 대해 “생각보다 괜찮더라”면서 “빠르게 교체하긴 했지만 잘 던졌다. 공격적으로 투구하더라. 일단 던지는 템포가 빨라 맘에 들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김건우는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SSG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구단이 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꾸준히 지켜봤던 만큼 기대가 컸다. 흔히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았다. 올 시즌 8경기에서 29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선발 한 축을 맡고 있던 오원석(20)이 성장통을 겪으면서 기회가 왔다. 김원형 감독은 “(같은 좌완이지만) 다른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패기다. 직구 위주로(총 투구 수 43개 가운데 33개)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것은 물론, 처음 경험하는 1군 마운드에서도 주도적으로 제 공을 던지려 애썼다. 3회 선두타자 예지원과 승부를 할 때였다. 풀카운트에서 김건우는 포수 사인에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슬라이더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볼넷이 되긴 했지만 좋은 공을 던졌다. 김원형 감독은 “자기 주관을 가지고 있더라. 결과를 떠나 자신 있게 하려는 모습이 보였다”고 칭찬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경쟁의식도 생겨났을 터. 고교 시절 함께 좌완 랭킹 상위권을 다퉜던 이의리(KIA), 김진욱(롯데), 이승현(삼성) 등이 일찌감치 1군에서 활약 중이다. 심지어 이의리와 김진욱은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올림픽에 나서기도 했다. 김원형 감독은 “순번을 떠나 본인 스스로 자존심이 상했을 수 있다. (친구들이) 1군에서 두각을 나타내니깐 본인도 올라오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라면서 “시즌 말미지만 (김)건우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사령탑은 앞으로의 구상에 김건우를 넣었다. 문제는 김건우가 오는 23일부터 멕시코에서 열리는 2021 WBSC 23세 이하 야구월드컵(U-23) 대표팀에 발탁됐다는 점이다. 구단 입장에선 한 경기 정도 더 뛰고 대표팀에 합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원형 감독은 “투수가 없다”며 난감한 심정을 표하기도 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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