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일상서 느끼는 스포츠카의 짜릿함, 아반떼 N

서킷 주행 중인 아반떼 N. 현대차 제공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동시에 꾹 밟고 있다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니 몸이 흔들리는 굉음과 함께 차가 총알처럼 앞으로 튀어나갔다. 중력이 느껴질 정도의 속도감을 느끼다 정면의 장애물을 보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더니 차가 거짓말처럼 멈췄다. 장애물과의 거리는  손바닥 하나 정도에 불과했다.

 

최근 강원 인제 인제스피디움에서 진행된 아반떼 N 시승은 경주용 레이싱카의 묘미를 직·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외관부터 남달랐다. 일반 모델보다 전장이 25㎜ 길어지고 전고가 5㎜ 낮아지면서 차체가 날렵해졌고 전반적인 곡선 형태를 이루면서 스포티한 느낌을 강하게 줬다. 프론트 범퍼와 전면 그릴이 반광 블랙 펄로 제작돼 일반 세단과 차별화를 뒀다.

 

측면은 N 전용 19인치 알로이 휠과 고성능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 후면은 윙 타입 리어 스포일러와 역삼각형의 리어 리플렉터가 적용됐다. 차체 하단에 둘러쳐진 레드스트립은 아반떼N의 아이덴티티를 더했다.

 

이날 시승은 스킬주행, 공도주행, 서킷주행로 나뉘어 진행됐다. 스킬주행에선 아반떼 N의 순간 가속력과 브레이크의 안전성, 코너링을 체험해볼 수 있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같이 밟고 있다가 브레이크를 풀면 차가 순간적으로 앞으로 치고 나가는 ‘런치 컨트롤’이 인상 깊었다.

 

급제동은 깔끔했다. 아반떼 N은 360mm 직경의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에 고마찰 패드가 적용돼 동급 최고의 제동 성능을 확보했다. 실제로 런치 컨트롤 가동 후 빠르게 70m 정도를 달리다가 장애물을 앞에 두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밀리지 않고 제 때 멈췄다.

 

코너링도 수준급이었다. 원뿔형 장애물을 S자 형태로 빠져나가는 코스에선 속도를 줄이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으며 핸들을 꺾었음에도 차체가 안정적으로 컨트롤됐다.

 

공도주행에선 인제스피디움 주변의 구불구불한 도로를 달리며 주행모드별 승차감을 체험했다. 아반떼 N은 스티어링휠 밑 N 버튼을 눌러 에코, 노멀, 스포츠, N모드 등 4개의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에코와 노멀은 부드럽고 조용한 승차감을 주는 모드로 도심이나 일반 도로에서 적합하다. 처음엔 노멀 모드로 주행하다 완만한 직선코스에서 스포츠 모드와 N 모드로 변경했더니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면서 고속 주행에 최적화된 환경이 조성됐다. 가속페달을 밟자 계기판 바늘이 빠르게 올라가며 속도감이 느껴졌고 커브길에선 차체가 바닥에 착 붙어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했다. 다만 스포츠나 N모드 상태에서 과속방지턱을 넘거나, 표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를 달리면 그 충격이 그대로 전달돼 승차감은 덜했다.

 

서킷주행에선 아반떼 N의 진가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노멀모드에서 시작해 스포츠, N 모드로 전환하며 강력한 속도감을 만끽했다. N 모드를 켜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마치 팝콘 튀는 듯한 소리의 배기음과 함께 차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스티어링휠에 배치된 N그린시프트(NGS)를 누르면 20초간 엔진 및 변속기 성능이 극대화돼 가속력이 배가됐다. 코너 구간에선 N 트랙 센스 시프트가 적용돼 차가 트랙 바깥 쪽으로 밀리는 느낌이 덜했다.

 

아반떼 N은 다양한 주행 모드를 통해 드라이빙의 ‘재미’를 느끼는 데 안성맞춤이다. 다만 국내 도로 사정상 레이싱카 수준의 짜릿한 속도감을 맛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아반떼 N의 가격은 MT(수동변속기) 사양 3212만원, DCT(듀얼 클러치 변속기) 사양 339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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