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한 부동산 규제… 수도권 아파트값 9년만에 최대 상승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박정환 기자]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값이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201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서울 중저가 단지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라인에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며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수도권 전셋값도 6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임대차 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은 8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28% 올라 지난주(0.27%)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고 5일 밝혔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최근 2주 연속 0.36%에서 0.37%로 상승 폭을 키우며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지난주 0.18%에서 이번 주 0.20%로 상승 폭이 커지며 재작년 12월 셋째 주(0.20%)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경기는 0.45%에서 0.47%로 오름폭을 키우며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직전인 2월 첫째 주(0.47%)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비해 인천은 0.39%에서 0.37%로 오름폭이 둔화했다.

 

부동산원은 “GTX, 신분당선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중저가 단지와 재건축 단지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고, 강남권 초고가 단지에서 이뤄지는 간헐적 거래가 신고가로 전해지는 등 집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중저가 단지가 몰려 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단지가 많은 외곽 지역이 견인했다.

 

상계·중계·월계동 구축 아파트 위주로 집값이 뛴 노원구는 이번 주 0.37% 오르며 17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도봉구는 창동과 쌍문동의 구축 위주로 오르며 0.26% 상승해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랑구는 면목·상봉동 위주로 오르며 0.19%에서 0.21%로 상승 폭이 커졌다.

 

고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3구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가 이어지며 전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강남구(0.18%)는 도곡·대치동 위주로, 서초구(0.20%)는 서초·잠원동 재건축과 방배동 위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송파구(0.22%)는 풍납·방이·장지동 위주로 가격 상승이 계속됐다.

 

관악구(0.24%), 강서구(0.22%), 영등포·동작구(0.20%), 용산·구로구(0.17%) 등을 비롯한 서울 대부분 지역이 0.12∼0.37% 사이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전셋값은 경기가 0.35%에서 0.33%로 오름폭을 소폭 줄였지만 서울이 0.16%에서 0.17%로, 인천이 0.29%에서 0.31%로 각각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에서는 재건축 이주수요에 방학 이사철 학군 수요가 겹치며 전셋값이 작년 8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목동 학군이 있는 양천구(0.24%)가 목동신시가지 단지 중심으로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송파구(0.24%)와 강남구(0.13%)는 학군 수요가 있는 잠실·신천동과 대치동 위주로, 서초구(0.19%)는 정비사업 이주수요 있는 반포·서초·잠원동 위주로 전셋값이 올랐다.

 

노원구(0.21%)는 교육 여건이 양호한 상계·중계·하계동 위주로, 동작구(0.21%)는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강남구 개포동 등 신규입주 물량의 영향이 있거나 그동안 상승 폭이 높던 지역의 경우 상승 폭이 유지되거나 축소됐고, 학군이 양호한 지역과 중저가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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