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의 무기 ’세트피스’ 어딨나요, 허무하게 무너진 김학범호

 

 ‘위기의 김학범호.’

 

 김학범 감독의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올림픽대표팀이 2020 도쿄하계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위기에 빠졌다. 

 

 김학범호는 22일 오후 5시 일본 가시마스타디움에서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0-1로 패배했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최약체로 평가했던 뉴질랜드에 일격을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김학범호는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한국 사상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노리며 일본으로 출국했다. 쉬운 상대가 없기에 개인 능력보다는 원팀을 강조했다. 김 감독이 가장 강조한 비장의 무기는 ‘세트피스’였다. 코너킥, 프리킥 등 데드볼 상황에서 오는 기회를 득점으로 잇겠다는 전략이었다.

 

 비장의 무기인 만큼 김 감독은 일본으로 떠나기 전 치른 아르헨티나, 프랑스와의 연습 경기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굳이 개막 전에 상대에게 전략을 노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권창훈, 이동경, 이강인 등 왼발 스페셜리스트들에 정승원, 이동준 등 오른발 킥력이 좋은 선수들도 대거 최종명단에 포함된 터라 큰 기대를 모았다.

 

 괜한 희망이었다. 뉴질랜드전에서 처음 선 보인 김학범호의 비장의 무기는 온데간데 없었다. 전력상 우위로 뉴질랜드를 압박하긴 했으나 온게임 상황에서였다.

 

 이 마저도 골 결정력이 따르지 않았다. 황의조, 권창훈 등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들이 고군분투했지만 영점이 정확하지 않았다. 이럴 때 필요한 세트피스는 이렇다 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진짜 필요할 때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김학범호는 후반 24분 뉴질랜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애초 주심은 부심이 든 오프사이드 기를 수용하는 듯했으나 VAR(비디오판독시스템)을 거쳐 득점을 인정했다. 최소 승점 1을 확보하기 위해서 동점골이 절실했다.

 

 때마침 김학범호에는 프리킥, 코너킥 등 다양한 세트피스 상황이 찾아왔다. 그러나 번뜩이는 전략은커녕 공이 제대로 골대로 향하지도 않았다.

 

 후반 34분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찾아온 결정적인 이동경의 프리킥은 정태욱의 머리에 정확히 맞지 않고 골대를 넘겼다.

 

 경기 종료 직전 프리킥도 허무하게 날렸다. 비장의 무기가 제대로 통하지 않은 김학범호는 불안한 첫발을 내디뎠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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