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완성으로 인한 오타다. ‘잘 주는 애들’이란 단어는 평소에 쓰는 단어가 아니다.”(승리)
눈 가리고 아웅일까, 끝끝내 주장하는 억울함일까. 가수 승리의 변명이 팬들의 뒷목을 잡게 한다.
지난 1일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20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1)에게 군검찰이 징역 5년에 벌금 2000만 원을 구형했다.
경기 용인시 소재 지상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황민제 대령)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군검찰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하고 도박으로 친분을 유지했다”며 “단속됐음에도 무허가 유흥주점을 2년간 운영하고 법인 자금 횡령, 상습도박, 사적 복수 등 범죄가 모두 중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범행으로 피고인이 큰 이득을 봤음에도 혐의에 대해 반성 없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 범행 후 죄질도 좋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승리가 받고 있는 혐의는 9개다. 성매매알선, 성매매,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특수폭행교사혐의 등이다.
승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제외한 8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히 성매매 알선 혐의와 관련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잘 주는 여자(를 준비해달라)’라고 말했던 것에 대해선 “아이폰 자동완성 기능으로 인한 오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승리 측은 그동안 재판에서 “피고인에게는 성매매 알선을 할 동기 자체가 없다.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의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이라며 동업자인 유 전 대표에게 책임을 넘긴바 있다.
하지만 승리와 친구들이 나눈 대화는 차마 읽기 힘들 정도다. 여성을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읽을 수 있다.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2일 승리가 과거 ‘정준영 단톡방’ 멤버들과 주고받았던 대화 메시지를 단독 공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2월 6일 승리가 “여자는? 잘 주는 애들로(불러줘)”라고 보낸 메시지에 대해 한 남성 A씨는 “일단 부르고는 있는데 주겠나 싶다. 니들이 아닌데 주겠냐. 일단 싼마이 부르는 중”이라고 답했다. 유리홀딩스 전 대표 유인석 씨는 “내가 지금 창녀들을 준비하고 있으니까 창녀들 2명 오면 A가 호텔방까지 잘 갈 수 있게 처리해”라고 보냈다.
당시 ‘잘 주는 애들’이라는 승리의 말에 A씨와 유씨는 “주겠나 싶다”, “창녀” 등으로 답했다. 승리는 ‘오타’였다며 법정에서 변명했지만 당시엔 자신의 지시, 즉 메시지 내용을 바로잡지 않았다.
지난 2016년 1월 25일에는 한 친구가 “A누나 왜 이렇게 이뻐?”라고 말하자 정준영은 “A는 B도 먹고 나도 먹은 X이다”라고 대꾸했다. 승리는 “앞으로 나도 먹을 예정”이라며 “기억상실증. 누구랑 했는지도 기억 못 함”이라고 했다.
또 승리는 “더 웃긴 거 얘기해줄까? 나 눈 뜨니까 왜 C누나랑 자고 있냐? D랑 E는 어디갔니?”라고 알렸다.
이들은 이날 한 여성을 주제로 “OO이 예술이더라” “어제 가슴 존X 만짐”, “가슴 커?”, “가짜야” 등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승리가 2015년 12월 25일 “그 여자 인정. 존X 꽂힘 나. 걔 친언니도 존X 괜찮음”이라 하고 정준영이 “웅 친언니도 의외였어. 숨은 보석들이 어제 많았지”라고 말을 시작한 대화도 공개됐다.
한 친구가 “남자 존X 많을 듯”이라 하자 승리는 “뺏어야지. 그냥 같이 먹자 형. 한국에서 다같이 먹고 난 외국 여자랑 결혼할란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승리는 “형 지금 제주도에 있으니까 OO이 오늘 다시 불러”라며 “내가 먼저 꽂아 버리게”라 했다.
역겹다. 역정이 나거나 속에 거슬리게 싫다는 말뜻처럼 승리와 친구들의 대화는 역겹다. “그릇된 성인식과 태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군검찰의 말의 틀린 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1일 결심 공판에서 승리 측 변호사는 “피고인에게 제기된 혐의는 조선시대 원님재판과 같이 국민 여론에 따라 제기된 것들이 많은데 수사기관은 엄격한 증명을 통해 유죄를 판단해야 하지 않느냐”며 “그러나 이번 재판은 저명한 연예인을 무릎 꿇리고 ‘니 죄를 니가 알고 반성하라’는 윽박에 그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승리는 “저는 어떠한 공권력과도 유착 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지난 3년간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 나로 인해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가족들에 죄송하다”며 최후변론을 마쳤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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