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서버 증설… ‘오딘’ 출시도 하기 전에 열혈 마니아층 몰렸다

북유럽 신화, 게임으로 재해석 / 3D 스캔·모션 캡쳐 기술 활용 / 콘솔 게임 수준 그래픽 구현 / 사전신청 한 달만에 300만명 ↑ / 29일 발매 앞두고 흥행 예감
북유럽 신화를 다룬 ‘오딘’이 대박을 향해 싹을 틔우고 있다. 연일 먼저 찜하려는 예비 이용자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김수길 기자] 게임이 공식 출시되기 전 예비 이용자들이 각자 사용할 캐릭터 이름과 활동할 서버를 먼저 지정하는 것은 일종의 선점 효과를 노리는 일환이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 이름은 잠재적인 경쟁자 혹은 조력자일지언정 동일하게 설정될 수 없어서다. 이렇게 미리 ‘찜’하려는 숫자가 증가하면 당연히 이들을 수용할 서버도 꽉꽉 채워진다. 넘쳐나면 제작사와 운영사는 서버를 증설해 수용 여력을 확대해야 한다. 게임이 공개되자마자 곧장 체험하고픈 팬으로서는 캐릭터와 서버를 정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나 물리적 수고를 덜 수 있다. 즉 이 두 가지 요소는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방증한다. 현재 내수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 그랬고, 가장 최신작인 넷마블의 ‘제2의 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오는 29일 발매되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경우 유난히 캐릭터명과 서버에 대한 소식이 잦다.

 

‘오딘’의 배급사인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간 과연 몇 대까지 서버를 늘려야할지…”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적어도 시판과 동시에 인기가 우상향할 개연성이 크다는 의미다.

발할라를 배경으로 서있는 절대 신 ‘오딘’.

노르웨이와 스웨덴, 그리고 이 두 나라의 아랫 동네인 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통용되는 신화를 다룬 모바일·온라인 멀티 플랫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오딘’이 끝판왕을 향해 싹을 틔우고 있다. ‘성격 급한’ 열혈 마니아 층이 급증하면서 사전 신청 개시 한 달만에 300만 명 넘게 몰렸고, 이제 400만 명선에 근접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루가 멀다하고 서버를 보충하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분위기다. 6월 2일 서버와 캐릭터명 선점 접수를 시작했는데, 준비한 18대의 서버가 일찌감치 마감됐다. 다음날 9대를 추가했고, 나흘 뒤 3대를 다시 확충했다. 회사 측은 여분을 도입하기 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는 게임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마치고 정식 등록, 캐릭터 상정, 서버 지정 등 연이은 절차를 우선 끝내놓고 마음 편히 기다리겠다는 숫자가 많다는 것이다. 서비스가 개시되면 ‘1분 1초가 아깝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치하고 있는 전사와 ‘로키’(오른쪽).

‘오딘’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그리 익숙하지 않은 북유럽 신화에 기초를 두고 있다. 우리로 말하면 단군신화에 빗댈 수 있다. 어찌보면 아기자기하고 고진감래(苦盡甘來)형 설화 방식의 단군신화와는 달리, 북유럽 신화에는 신들의 다차원적인 갈등과 잔혹한 혈투가 난무한다. 스케일도 어마어마하다. ‘오딘’은 로키와 그의 자손들이 다른 신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라그나로크’(신들의 종말 또는 몰락)를 일으킨 시점을 주요 사건으로 다룬다. 북유럽풍의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소설 등을 접한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줄거리로 무장했다.

묠니르를 들고 있는 천둥의 신 ‘토르’.

이 연장선에서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아스가르드와 알브하임, 요툰하임, 니나벨리르 등을 포함한 9개 대륙을 중심으로 오딘, 토르, 로키, 프레이야, 이둔, 티르 같은 여러 신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오딘’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김재영 대표는 “북유럽 신화는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어느 정도 알려진 소재이긴 하지만 동시에 깊은 내용까지는 잘 모르는, 게임으로서는 나름대로 새로운 소재”라며 “신과 인간, 거인과 드워프, 엘프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기괴한 몬스터들은 물론, 비극적인 스토리 등으로 게임의 세계를 창조하는데 꽤 매력적인 소재라 생각했다”고 했다.

‘오딘’ 제작진은 창의적인 해석을 버무리면서 실제감을 배가하는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이한순 PD는 “전체적으로 신화를 고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온전하게 신화와 일치시키는 것이 아닌, ‘오딘’에 맞게 각색해 재밌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인간들의 거주지인 미드가르드.

신화에 바탕을 둔 만큼 제작진은 고증 절차에 공을 들였다. 특히 창의적인 해석을 버무리면서 실제감을 배가하는 작업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개발을 이끌고 있는 이한순 PD는 “전체적으로 신화를 고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온전하게 신화와 일치시키는 게 아닌, ‘오딘’에 맞게 각색해 재밌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거인들이 지내는 요툰하임은 척박하면서도 구조물과 지형의 큰 고저차를 이용해 웅장한 느낌을 선사한다.

일례로 미드가르드는 초원이 주를 이루는 인간들의 거주지로 그려지고, 거인들이 지내는 요툰하임은 척박하면서도 구조물과 지형의 큰 고저차를 이용해 웅장한 느낌을 선사한다. 난쟁이들의 거주지인 니다벨리르는 하얀 눈이 쌓인 얼음의 대륙이고, 알브하임은 강한 마력을 보유한 알브들이 거주하는 생명력 넘치는 숲의 대륙이다. 방대한 스케일을 보여주는 대륙과 종족, 신뿐만 아니라 매력적이고 기괴한 몬스터도 눈길을 끈다. 몬스터와 맞서려면 더욱 다채롭게 전투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콘솔 게임에서 주로 채용되는 3D 스캔과 모션 캡쳐 기술을 통한 화려한 그래픽은 벽타기와 수영, 활강 등 다양한 모션을 동반하면서 높은 자유도를 실현했다. 사진은 요툰하임에서 활강하는 장면.

개발진은 이 같은 시나리오를 실감나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 시도를 꾀했다. 콘솔 게임에서 주로 채용되는 3D 스캔과 모션 캡쳐 기술을 통한 화려한 그래픽은 벽타기와 수영, 활강 등 다양한 모션을 동반하면서 높은 자유도를 실현했다. 광활한 필드에서 거의 모든 지역을 제한없이 오갈 수 있고, 벽을 기어올라 가거나, 건물 지붕에서 뛰어내리면서 공중 탈것에 올라 자유롭게 넓은 맵을 감상할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마치 콘솔 게임에나 가능할 법한 오픈 월드 게임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몬스터와 맞서려면 더욱 다채롭게 전투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MMORPG 장르 본연의 놀거리도 가득하다. 북유럽 신들과 벌이는 ‘필드 보스 레이드’, ‘길드 협동 던전’, ‘파티 던전’은 여타 MMORPG에 비해 색다르면서도 재미를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기본적인 길드 시스템을 비롯해 길드 커뮤니티를 주축으로 길드원들이 합심해 보스를 잡는 ‘길드 협동 던전’도 백미다. 또한 신들에게 대적하는 ‘필드 보스 레이드’를 완수하면 신화 속 전설의 장비를 손에 넣는다.

‘오딘’에 등장하는 4종의 캐릭터(마법사·전사·정찰자·사제).

‘오딘’은 MMORPG 장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성전을 특화하고 있다. 바로 유저끼리 팀을 짜서 한 전장에서 대규모 전투를 치르는 ‘발할라 대전’이다. 이한순 PD는 “‘발할라 대전’은 벽 타기와 활강 등의 요소를 활용한 공성전이 될 것”이라며 “언제라고 정확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선보이겠다”고 했다. 김재영 대표 역시 “클래스 간의 완벽한 역할과 대규모로 싸울 수 있는 ‘발할라 대전’으로 기존 MMORPG에서 확연히 진일보된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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