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선처는 없었다.

 

강동희(55) 전 동부(DB 전신) 감독의 영구제명이 유지된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15일 서울 논현동의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2013년 9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제명 처분을 받은 강동희 전 감독에 대해 재심의했다. 그 결과 제명 처분 해제 요청을 기각했다.

 

KBL 입장은 단호했다. 재정위는 “강동희 전 감독이 국가대표 선수로 각종 국제 대회에 출전해 국위선양에 기여한 점과 징계 후에도 지속해서 강사로 활동하며 후배 선수들을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현시점에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스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 본 안건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안에 대해 추후 재논의가 없다는 의사도 분명히 전했다.

 

이번 재정위는 최근 10개 구단 감독 및 대한농구협회 전임 수뇌부, 농구 원로 등이 KBL에 탄원서를 제출, 선처를 호소함에 따라 열리게 됐다. 강동희 전 감독은 재정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반드시 제명 처분을 해제하겠다는 것보다는, 절차대로 재심의를 갖겠다는 의미가 컸다.

 

강동희 전 감독은 한국남자프로농구계를 주름잡았던 스타플레이어다. 정규시즌을 비롯해 플레이오프, 올스타전 등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은퇴 후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했다. 동부 사령탑에 오른 뒤 정규리그 1위 1회, 플레이오프 준우승 2회 등을 이끌었다.

 

발목을 잡은 것은 승부조작이다. 지난 2011년 불법 스포츠토토 브로커들로부터 4700만원을 받고 총 4경기의 승부를 조작한 협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10월에 추징금 4700만원이 선고됐다. KBL은 해당 판결을 근거로 제명 처분을 내렸다.

 

여론 또한 싸늘했다. 이번 재정위를 앞두고 지나친 온정주의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실형을 살고 나온 뒤 강동희 전 감독이 다방면으로 힘쓴 부분은 긍정적이나 제명 철회까지 가기엔 시기상조라는 것. 무엇보다 스포츠의 근간인 ‘공정’을 흔들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하는 목소리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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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강동희 전 감독이 지도자로 활약할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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