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형준 부활찬가…무실점으로 기다리는 ‘운명의 날’

[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은 더 이상 없다. 일시적으로 제구가 흔들려도 마운드 위에서 버텨내는 힘까지 생겼다. 2020시즌 신인왕 출신 KT 투수 소형준(20)이 무실점 피칭으로 운명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소형준은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꽉 묶었다. 총 98구를 던진 소형준은 6회초 불펜계투조에 공을 넘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이 역전을 허용하면서 소형준은 선발승을 챙기지 못했고, KT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한화를 6-5로 꺾었다.

 

 소형준의 투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날 소형준은 경기 개시와 함께 흔들렸다. 첫 타자 정은원에게 볼넷, 최재훈에게 몸에맞는공을 내줬다. 포수 장성우와 마운드에서 대화를 나눈 뒤 바로 병살타로 이닝을 마쳤다. 2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출루를 내주면서도 탈삼진과 땅볼 유도로 실점 없이 투구를 마쳤다. 흔들리는 듯하면서도 실점을 내주지 않았고, 마운드 위를 벗어나지도 않았다. 지난 28일 KIA전부터 이날까지 16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이날 소형준의 등판은 운명의 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테스트였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16일 도쿄올림픽에 나설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투수 10명, 야수 14명으로 파트별 최종 인원을 확정한 가운데 남은 일은 선수 이름을 새기는 일뿐이다.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 계투조를 합한 인원이라 바늘구멍이지만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는 희박하게라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KBO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소형준은 최근 부활한 모습의 연속이다. 시간을 돌려보자. 소형준은 시즌 초반 속구에 힘이 붙지 않아 고전했다. 이강철 KT 감독의 배려 속에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구속과 구위가 떨어져도 마운드 위에서 버텨내는 요령을 터득했고, 심리적으로 이겨내는 과정을 배웠다. 제구력이 뛰어난 소형준답지 않게 로케이션이 흔들리는 날에도 마운드 위에서 상대 타자와 맞붙는 기회를 쌓을 수 있었다.

 

 시즌 초반의 불안한 모습은 더 이상 없다. 신인왕의 패기에 2년차의 요령까지 합쳐졌다. 소형준의 최근 기세는 웬만하면 막을 수 없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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