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합격점과는 거리가 있는 벤투호 ‘원두재 시프트’

[스포츠월드=고양 김진엽 기자] 파울로 벤투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또 한 번 미드필더 원두재(24·울산현대)를 중앙 수비수로 기용했지만 이렇다 할 확실한 해답은 얻지 못했다.

 

 벤투호는 9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스리랑카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러 5-0 완승을 챙겼다. 조 1위 자리를 굳건히 하며 사실상 최종예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안방에서 치른 경기를 전승으로 챙겼지만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원두재 시프트’다. 원두재의 포지션을 변경해서 기용하는 전략인데 아직 1순위 옵션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두재는 미드필더다. 소속인 울산에서는 물론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을 준비 중인 김학범호에서도 허리 자원으로 뛰었다. 그런데 벤투호에서는 제 옷보다는 중앙 수비로 나서는 경우가 잦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10월 김학범호와의 스페셜 매치부터 원두재를 수비수로 활용하고 있다. 11월에 치렀던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도 최후방에 자리했다.

 

 후방 빌드업을 강조하는 벤투 감독의 철학이 담긴 전략이다. 주전 수비 라인인 김영권, 김민재 라인이 가동되지 못했을 때 혹은 백스리 전술을 사용해야 할 때 마지막 퍼즐로 실험하고 있다. 발밑도 좋고 수비력도 있는 원두재의 재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합격점을 주기에는 다소 모호했다. 벤투 감독은 전반전에는 박지수와, 후반전에는 김민재와 짝을 맞춰 실험했으나 물음표가 남았다.

 

 먼저 상대 공격이 원두재의 수비력을 시험대에 올릴 만큼 강하지 않았다. 또 빌드업의 기점을 맞는 역할로서 상대 허를 찌르는 패스가 많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전문 수비자원들과 비교했을 때 골키퍼와의 호흡 면에서도 아쉬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이 계속해서 원두재 시프트를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는 물음표만 계속 커지는 까닭이다. 실험은 한 번 더 할 가능성이 있다. 오는 13일에 만나는 레바논전에서 이른 시간 리드를 잡는다면 김영권과 원두재 라인을 기용할 수도 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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