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 이제훈 “작품 속 또 다른 내 모습 꿈꾸죠” [스타★톡톡]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모범택시’는 60분 동안 시청자를 희로애락의 파도에 넘실대게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우 이제훈이 있었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통쾌함을 가져다줬다.

 

 지난달 29일 종영한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정의가 실종된 사회,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 이제훈은 특수부대 장교 출신 엘리트이자 묻지마 범죄로 어머니를 잃은 유족 김도기로 분했다. 

 ‘모범택시’를 끝낸 이제훈의 얼굴엔 시원섭섭함이 느껴졌다. 지난 1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제훈은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마무리짓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범택시’는 마지막 회까지 평균 15%대의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쳤다. 이는 주간 미니시리즈 1위의 기록으로 SBS 역대 금토드라마 중 ‘펜트하우스2’, ‘열혈사제’, ‘스토브리그’에 이은 4번째 시청률 기록이다. 악인을 처단하는 복수극, 여기에 이제훈표 김도기의 팔색조 같은 변신이 이어졌다.

 “예전부터 나와 거리가 먼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준비했죠.”

 

 이제훈은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나열하고 준비한다. 젓갈을 구매하는 대표님, 기간제 수학 선생님, 엘리트 신입 사원, 그리고 많은 시청자를 열광하게 한 조선족 왕따오지까지. 언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인물을 연기할 지 모른다는 준비성은 ‘모범택시’를 만나 빛을 발했다.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했기 때문에 더 자유롭고 과감한 표현이 가능했다. 자칫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역할임에도 각각의 캐릭터와 상황, 감정에 융화되어 표현할 수 있었다. 

 

 이제훈 역시 “김도기가 언더커버로 보여지는 다양한 캐릭터를 재밌게 봐주신 것 같다. 김도기 캐릭터 자체와의 간극이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시진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왜 이 복수를 해야하는지 명확한 스토리라인 있다보니 그 부분을 믿고 응원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짚으며 “다음 시즌이 그려진다면 변호사나 의사, 법조인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다른 작품에서 보여주지 못한 직업군을 ‘모범택시’의 부캐릭터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방영 내내 화두에 오른 건 ‘모범택시’의 시작이 되는 ‘사적 복수’라는 소재였다. 법의 구속을 넘어서는 무지개 운수의 복수극이 통쾌했지만, 불안한 요소이기도 했다. 이제훈은 “단순한 재미와 즐거움으로 보여드리는 건 무리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이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가 중요했다. 감독님, 작가님을 비롯해 모든 제작진이 진중하게 임했어요. 약자의 편에 서서 우리가 보여줘야 하는 이야기가 가볍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모든 상황이 작품 선택의 이유가 됐고, 몸과 마음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이유가 됐다”고 제작진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자극적일 수도 도발적일 수도 있었겠지만 강렬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마음이 명확했다. 박 감독님을 향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일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모범택시’는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강조했다. 

 “사적 복수라는 건 현실에서 용인 되어서도 안 되고, 일어날 수도 없는 소재라고 생각해요. 시청자분들이 열광하고 좋아했다는 것은 현실에 대한 무기력함을 드라마를 통해 간접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고요. 더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 다는 걸 픽션으로 보여줬다는 것이 한편으로 과감한 시도이자 도전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제작진과 배우들의 의도를 잘 읽어주셔서 감사하죠.”

 

  이제훈은 “모든 에피소드가 강렬했다. 그중에서도 장애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괴롭히는 1, 2화에 마음이 쓰였다”고 했다. 김도기를 통해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주며 사회 약자들의 ‘해결사’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빌런’ 배우들의 열연 덕에 시청자의 통쾌함이 더해졌을 거라며 공을 돌렸다.  

 

 이제훈은 그동안 영화 ‘박열’과 ‘아이 캔 스피크’,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 드라마 ‘모범택시’ 등 사람과 사회를 깊이 바라보는 작품을 선택해왔다. 그는 “의도하진 않았지만, 신기하다. 작품을 선택하면서 인물이 어떻게 태어났고 살아가는지를 자세히 관찰한다. 넓게는 그의 가족, 친구, 지인 그리고 인물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어떤 곳인지도 고민하게 된다”고 답했다. 매 작품이 다음 작품으로 나아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되고, 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열일’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쉬지 않고 달려온 시간을 뒤로 한 채 또 새로운 작품을 만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제훈은 “배우로서의 고민은 다음 작품이다. 살아 숨 쉴 수 있는 기운이다. ‘모범택시’를 마친 후 찾아온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작품을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하며 “큰 관심과 사랑으로 힘을 얻고 작품을 이어왔다. 앞으로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로 살아갈 수 있을지 또다른 이제훈의 모습 꿈꾸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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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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