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류현진의 활약이 낭비됐다.”
‘괴물’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역투, 그 끝은 허무했다. 불펜방화가 뼈아팠다. 류현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2021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시즌 다섯 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했으나 승리로 연결되진 않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51에서 2.53으로 소폭 올랐다.
107구. 류현진의 투구 수다. 직전 경기였던 1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투구 수 100개)에 이어 2경기 연속 10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토론토 이적 후 처음이다.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6회까지 이미 95구를 던졌지만 7회에도 자처해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류현진은 “감독님은 6회까지만 던지라고 했지만 최근 불펜 투수들이 힘든 경기를 했기 때문에 1이닝 정도 더 던질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사실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 제구가 잘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대신 하이패스트볼과 낮게 깔리는 커터, 낙차 큰 커브 등을 활용해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은 이날 무려 6가지 구종을 선보였다. 직구 36개를 비롯해 커터 27개, 체인지업 22개, 커브 12개, 싱커 9개, 슬라이더 1개 등이 투구 분석표에 찍혔다. 7회에도 90마일 이상의 공을 4개나 던지는 등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문제는 느슨한 뒷문이다. 9회 악몽이 찾아왔다. 쳇 우드와 트래비스 버겐 모두 흔들렸다. 특히 4연속 볼넷을 허용하는 장면은 토론토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MLB닷컴은 경기 후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의 낭비된 셈이 됐다”고 전했다. 토론토의 불펜 난조는 일찌감치 우려됐던 일이다. 개막 전부터 선발진에 부상 악재가 겹치면서 불펜 과부하가 걸린 것. 찰리 몬토요 감독도 “불펜이 지쳐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류현진은 “투수와 야수 모두 상대와 싸우려고 열심히 준비한다”면서 “다시 상승세를 탈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고 동료를 다독였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토론토의 걸음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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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류현진이 탬파베이전에 나서 역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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