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주전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소위 ‘1군 선수’가 되기 위해 6년을 기다렸다. 레전드 투수 송진우의 아들, 야구인 2세라는 수식어가 잊힐 무렵 긴 무명 생활을 청산했다. 송우현(25)이 키움의 주전 우익수로 발돋움했다.
북일고를 졸업한 송우현은 2015년 2차 6라운드 58순위로 버건디 유니폼을 입었다. 2군에만 머물다 경찰 야구단서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지난해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다. 등록일수는 단 44일. 14경기서 15타석을 소화했고 1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송우현은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부러워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니 평소처럼 열심히 운동에 매진했다”며 “야구인 2세라는 것도 처음에만 의식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신경 쓰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올해 입지가 달라졌다. 수많은 처음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부상자 발생으로 생긴 외야 공백을 채우기 위해 나섰다. 지난달 3일 개막전서 첫 안타, 첫 타점을 올리며 미소 지었다. 이후 세 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고 5일 만에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다시 기회를 잡았다. 지난달 20일 1군의 부름을 받아 꾸준히 출전 중이다. 총 31경기서 타율 0.264(121타수 32안타) 1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승부처에서 강한 것이 장점. 주자 없을 때 0.159(63타수 10안타)던 타율은 주자 있을 때 0.379(58타수 22안타), 득점권서 0.441(34타수 15안타)로 치솟았다. 팀 내 타점 2위를 차지했다.
송우현은 “개막 후 말소되기 전 혼자 불안해했다. 2군에 내려가 1군에서 배운 대로, 하던 대로 똑같이 훈련했다. 생각을 재정비하고 돌아온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자가 있을 때 타격이 더 잘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만큼 상대 투수도 긴장해 실투가 나오는 것 같다”며 “안타를 못 치더라도 타석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나오자는 생각으로 임한다. 강병식 타격코치님께 조언을 구하고 그대로 실행하니 결과가 좋다”고 덧붙였다.
올해 목표는 간단하다. 시즌 마지막 날까지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송우현은 “개인 성적 등은 신경 쓰지 않는다. 모든 게 처음이라 내 플레이를 펼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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