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역시는 역시다. 작정하고 만든 할리우드 액션에 코로나19로 답답했던 속이 뻥 풀린다.
지난 19일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 개봉한 시리즈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저스틴 린 감독, 이하 분노의 질주9)가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시리즈 3편(2006)부터 6편(2013)까지 내리 연출한 뒤 다시 메가폰을 잡은 저스틴 린 감독은 제대로 칼을 갈은 모양새다. 부제인 ‘더 얼티메이트’가 나타내듯 최강의, 궁극의 액션이 쏟아진다. 글로벌 로케이션 촬영으로 해외 여행 욕구를 잠재우는 풍경도 볼거리다.
영화 짧은 줄거리는 이렇다. 도미닉(빈 디젤)은 자신과 가장 가까웠던 형제 제이콥(존 시나)이 사이퍼(샤를리즈 테론)와 연합해 전 세계를 위기로 빠트릴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패밀리들을 소환해 지상도, 상공도, 국경도 경계가 없는 불가능한 대결을 시작한다.
초반부터 물량 공세가 대단하다. 도미닉과 제이콥, 두 형제의 아버지, 이들의 과거를 풀어낼 자동차 경주 장면이 펼쳐진다. 속도감 넘치는 레이싱 장면은 관객을 경기장 한 가운데로 초대한다. 이어진 밀림 속 카 체이싱. 지뢰밭을 달리며 ‘쾅 쾅 쾅’, 폭죽 터지듯 연이어 자동차들이 터진다. 절벽을 달리고 날아오르고 부숴지는 자동차들. 시계를 보니 10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스멀스멀 ‘초반에 이렇게 쏟아부으면 후반부 기대치를 어떻게 채우려고’라는 생각이 든다. 괜한 우려다.
‘분노의 질주’ 스핀오프 ‘분노의 질주: 홉스 앤 쇼’가 코믹과 액션의 연속이었다면, 이번 ‘분노의 질주9’은 카 체이싱이라는 시리즈 본질에 충실하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해 태국까지 글로벌 로케이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카 체이싱 액션 시퀀스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강력한 자석의 자력으로 수십 대의 자동차를 뗐다 붙이며 질주하고, 4.26m의 높이에 26t에 달하는 괴물 장갑차를 실제 제작해 들이박고 깔아뭉개며 추격전을 벌인다.
압도적 피지컬의 빈 디젤, 존 시나, 미셸 로드리게즈 등 배우들의 액션 장면도 볼거리다. 자동차 애호가들의 눈을 즐겁게 할 람보르기니, 벤틀리, 맥라렌, 롤스로이스, 페라리 등을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로켓을 장착한 자동차가 우주로 가는 설정이나 극 중 로만(타이레스 깁스)의 말처럼 수 십, 수 백발의 총알과 생명을 위협하는 싸움에도 큰 부상없이 미션을 이어가는 멤버들의 모습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크게 불편하지 않다. 영화적 상상력으로 받아들여진다. 앞뒤로 빼곡하게 채워진 액션에 이미 충분한 만족감을 받았기 때문일 터.
제작비 2억 달러(한화 약 2200억)가 영화 곳곳에서 터진다. ‘분노의 질주’는 헐리우드라 만들 수 있는 자본의 맛이다. ‘분노의 질주’ 제작진은 11편을 마지막으로 시리즈 종료를 알린 바 있다. 이번 9편의 쿠키 영상을 보고 남은 10편과 11편의 전개가 어떻게 이어질지 추측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러닝타임 1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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