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엑스레이로 뇌·안면 종양 조기진단 가능”

경희대치과병원 1020명 영상검사 분석

[정희원 기자] 치과 엑스레이 영상검사가 뇌·안면부에 발생한 종양과 얼굴뼈 질환 등을 조기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진영·오송희 경희대치과병원 교수팀은 9일 원내 1020명의 치아교정환자의 엑스레이 영상검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연구는 남성 400명, 여성 620명의 총 1020명 환자에서 이뤄졌다. 10대부터 50세 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군 영상검사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에는 ▲파노라마 ▲3차원 콘빔CT(CBCT) ▲두부방사선 사진 등으로 촬영한 이미지가 쓰였다.

치과 엑스레이에서 발견된 6세 남아의 오른쪽 접형동에 생긴 섬유형성이상. 경희대 치과병원 제공

이를 통해 ▲악안면부에 생길 수 있는 낭·양성 종양·악성 종양 및 기타 골질환 ▲턱관절의 퇴행성골관절염 ▲림프절 석회화 등을 진단할 수 있었다.

특히 CBCT를 통해 턱관절의 가장 흔한 질환인 턱관절의 퇴행성 골관절염 진단이 가능했다. 퇴행성 골관절염은 초기에는 관절부의 연조직 구성 요소가 파괴되고 점점 골의 흡수와 증식이 나타나는 위험한 비염증성 질환이다. 이밖에 림프절 석회화, 편도결석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굴과 얼굴뼈 부위에 생기는 종양과 골질환은 대개 임상적 증상 없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증상이 나타난 상태에서 병원을 찾으면 치료 범위가 광범위해지거나, 예후가 좋지 못한 편이어서 이번 연구의 의미기 깊다.

실제 치과용 엑스레이 영상 검사를 통해 14세 남아의 왼쪽 위턱뼈 인근에 생긴 점액낭종을 찾았다. 6세 남아의 부비동 가장 안쪽 접형동에 생긴 섬유형성 이상도 진단했다. 이들은 신속한 진료 연계로 예후가 좋은 편이었다.

오송희 경희대치과병원 치과종합검진센터 교수는 “치아교정 치료 목적으로 촬영한 저선량 엑스레이 영상 검사로 뇌·안면부의 심각한 질환을 무증상 상태에서 조기 발견이 가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진영 경희대치과병원 바이오급속교정센터 교수는 “치과 엑스레이 영상검사를 활용하면 자칫 늦게 발견될 수 있는 뇌·안면부 질환의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효성이 입증됐다”며 “정부 차원에서 국민건강검진 구강검진 항목에 치과 엑스레이 영상 검사를 포함해 조기에 이들 질환을 발견하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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