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아이오닉 5, 전기차가 이 정도까지?

[한준호 기자] 전기차가 무서운 속도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전기차의 변화와 발전 속도 역시 놀랍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전년보다 34.7% 성장하며 사상 처음으로 200만 대를 돌파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 역시 지난해 총 4만6677대의 판매고를 올려 전년보다 33.2%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가 첫 전용 전기차로 내놓은 아이오닉 5를 지난주에 처음으로 타보고 나서 전기차의 매력을 한껏 경험해볼 수 있었다. 

주행 중인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현대차의 첫차 포니를 바탕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아이오닉 5의 외관부터 눈을 사로잡았다. 고전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미래를 미리 느껴볼 수 있었다. 1980년대 영화지만 ‘백투더퓨처 2’에 등장한 미래 차 느낌을 물씬 풍겼다. 시승차는 아이오닉 5 롱레인지 2WD 모델 프레스티지 트림이었다.

 

시동을 걸었지만 소리가 나지 않고 핸들 앞 계기판과 정중앙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켜지는 것으로 차가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차 안은 놀랍도록 빈 곳이 많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덕분인지 내연기관 차와 다른 넉넉한 공간감이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차 마음에 들었다. 

경기도 하남의 복합쇼핑몰 주차장을 출발해 도심 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거쳐 고속도로로 이어지면서 지방 국도까지 왕복 65㎞ 정도 되는 구간을 두루 달려봤다. 

 

일단, 가속감은 내연기관차에 비할 바가 못 됐다. 밟으면 밟는대로 속도계 바늘이 치솟았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도 무척 짧게 느껴졌다. 실제 시승차와 동일하지만 전륜이 아닌 사륜구동차는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5.2초에 불과한데 비슷한 느낌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지 않을 때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도 많이 향상됐다. 내연기관차처럼 어느 정도 탄력주행이 됐다.

돌아올 때는 또 다른 일정이 있어 조금 속도를 내봤다. 민첩성이 남달랐다. 추월과 속도 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서인지 부드럽고 안전하게 차들을 제치고 시원하게 뻗어 나갔다. 결국 갈 때보다 10분 정도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와 충전 속도 역시 많이 개선됐다. 중간에 현대차가 서울시 강동구 길동에 문을 연 전기차 충전소를 들러 10분간 충전도 해봤는데 금방 배터리의 70%까지 충전됐다. 시승차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역시 최대 429㎞여서 가솔린 준중형 세단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었다.

 

시승차 가격은 매트컬러 적용 시 5910만3990원, 기본컬러 적용 시 5891만6197원이다. 아이오닉 5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1200만원 정도인데 올해 사전계약으로 이미 소진될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tongil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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