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아의 연예It수다] ‘안 미운 새끼’ 박수홍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연예계에서 ‘카더라’가 없다는 것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남의 주의를 끌 만큼 별난 행동을 하지 않은 인물이거나, 대중의 관심 밖이거나. 박수홍은 전자다.

 

 박수홍은 안과 밖이 같은 사람이다. 방송에서 보여지는 웃음도 진짜, 눈물도 진짜인 사람. 자신의 불편함이나 힘듦보다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출연자를 생각하는 사람. 카메라 밖에서도 가족에게 감사하다, 사랑한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사람.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 MC와 출연자로 3년을 봤다. 적게는 한 달에 두 번, 많게는 4번 정도다. 수 십번의 식사 자리와 수 백번의 크고 작은 대화를 나눴을 것이다. 녹화중 그리고 출연진과 사적인 대화중에도 박수홍은 늘 가족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나타냈다. 자신이 일할 수 있음에 감사했고, 힘든 어린 시절 희생해주신 어머니, 아버지에게 감사했고, 자신에 일에 마음을 써주는 동생에게 감사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봐주는 형에게 감사했다.

 

 박수홍은 과거 MBN ‘동치미’를 통해 “저희 형은 지금도 경차를 끌고 다니고 웬만하면 걸어다닌다. 저희 형이지만 진짜 존경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가족 이야기가 나올 때면 항상 빼놓지 않고 형에 대한 고마움을 말했다. 그의 남다른 형 사랑은 박수홍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만큼 믿음과 신뢰를 갖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박수홍 형의 횡령 논란이 터졌다. 형은 연락이 두절된 상황. 상황을 바로잡기 까지 갈 길이 멀다. 박수홍은 공식입장을 통해 “전 소속사와의 관계에서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소속사는 제 형과 형수 명의로 운영돼온 것 또한 사실”이라며 “30년 세월 동안 얻은 많은 것들이 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고 어렵게 털어놨다. 

 

 지난해 가을께, 박수홍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출연진들이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도 가족과 관련된 일이기에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가끔 새어나오는 한숨과 떨군 어깨가 그의 상황과 마음고생을 짐작케 했다. 

 

그의 앞에 붙는 ‘신사’라는 수식어는 진짜였다. 함께한 3년 동안 남을 비하하거나 폭로하는, 순간의 웃음에 의존하는 개그는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이번 입장문도 그렇다. 그렇게 남을 해치거나 밟지 않고 30년을 일했다. 공백기 없이 성실하게 방송국으로 출근했다.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나이가 30.9세라 한다. 활동 기간만 생각하면 신입사원이 쉼없이 정년까지 달려온 셈이다. 

 

 그럼에도 요즘말로 ‘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박수홍은 후배들을 유난히 잘 챙기는 ‘선배’로 유명하다. 유명세나 상황을 떠나 후배라는 이유 하나로 그들을 챙긴다.

 

 같은 방송에서 만나면 상대가 카메라에 얼굴과 멘트가 나갈 수 있도록 한 번이라도 더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는다. 중간에 말을 자르는 법도 없다. 개인기면 개인기, 생각이면 생각, 출연자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후회하지 않도록 자신의 에너지를 나눠 리액션을 하고 눈을 맞춰 이야기를 듣는다. 개인적인 도움은 말할 것도 없다. 

 

 아무리 말이 빨리 도는 연예계라지만, 업계에는 박수홍에 대한 루머와 구설이 없다. 사생활에 있어서도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그다.

 

박수홍은 평소 기부와 봉사 등 나눔에 앞장서는 방송인으로 알려져 있다. 무려 약 20년 동안 남몰래 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꾸준히 기부와 봉사활동 등을 해 온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각종 재난현장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기부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행정자치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와 마스크 기부 행사, 착한 가정 기부자 가입 등 좋은 일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인성, 인품, 인격은 자연스럽게 보여지는 것이다. 아무리 꾸미고, 편집에 기대도 밑천은 드러나기 마련.

 

 이번 논란 이후 박수홍은 쏟아지는 미담 속 국민적 응원을 받고 있다. 방청객 아르바이트생,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전 매니저, 선후배 동료, 당시 막내작가, 남몰래 후원하고 있던 보육원의 보육원생까지 수 많은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그를 응원해달라 청하고 있다. 이례적이다. 박수홍이 그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매너는 가르칠 수 있어도 인품을 가르칠 순 없다. 3년간 옆에서 본 박수홍은 배우고 싶은 사회 선배이자 책임감 강한 어른이었다. ‘안 미운 우리 새끼’ 박수홍,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힘을 보태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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