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강림’ 임세미 “임희경, 로코 남주같은 매력으로” (인터뷰①)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임세미가 반박 불가, 이 시대 최고의 여성 캐릭터를 구축했다. 

 

지난 4일 종영한 tvN ‘여신강림’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주경(문가영)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수호(차은우)가 만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자존감 회복 로맨틱 코미디를 그렸다. 임세미는 극 중 임주경의 언니이자 ‘상여자’ 임희경으로 분해 안방극장에 웃음과 설렘을 동시에 안겼다.

 

임희경을 바라보고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대로 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으로 소탈하고 털털한, 갖고 싶은 친언니 같은 캐릭터가 되고자 했다. 실제로도 여동생을 둔 ‘언니’ 임세미였다. 그렇지만 임희경보단 한준우에 가까운 언니다. 오히려 여동생이 ‘희경스러운’ 성격이라고. ‘여신강림’ 마지막 회에서 방송을 탄 희경-준우의 결혼식을 본 여동생이 ‘내 결혼식이랑 똑같다’며 공감하기도 했다. 

 

‘여신강림’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출연에 앞서 웹툰을 봤지만, 임희경이 웹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드라마 속 임희경은 작가의 손에게 넓게 재탄생한 캐릭터에 가까웠다. 잠깐씩 등장하는 희경은 흔한 언니 같지만 불타는 정의감을 가진 인물이었다. 원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식당에서 블랙 컨슈머를 보고 분노하는 희경이의 모습이었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버럭 화내는 그 장면이 가장 임희경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신이라 생각했다. 

 

인기 원작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는 그는 “(캐릭터를) 상상하는 데 있어 도움은 됐지만, 원작 팬들의 인기에 부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스토리가 궁금했다가, 재밌게 보다 보니 ‘너무 빠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2D를 3D로 만드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촬영을 시작하면서 웹툰 감상도 잠시 중단했다. 

 

“어디 남자가 조신하지 못하게!” 준우(오의식)에게 건네는 희경의 대사 중 하나다. 대중에겐 개그우먼 김숙의 유행어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임세미는 “드라마를 찍고 나서 유튜브 알고리즘에 김숙 씨의 영상이 뜨더라. 작가님이 참고하신 건가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그가 참고한 건 로코 속 남자 주인공이나 배우 최민수처럼 여느 작품 속 멋진 남자 주인공들의 한 장면이었다. 대본에 충실하면서도 자유롭고 즐겁게 놀 수 있는 임희경을 만들고자 했다. 

 

임희경의 인물 설명에는 ‘마치 소유욕 발동한 할리퀸 소설의 남주처럼’ 한준우에게 들이댄다는 표현이 있다. 자꾸 도망치려는 준우에게 ‘갖고 싶다’는 박력있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처음부터 할리퀸 소설의 남주라는 표현이 확 와 닿지는 않았다. 혼자 끙끙 앓던 임세미는 결국 작가에게 SOS를 청했고, 답변을 얻어냈다. 

 

“작가님이 ‘치명적인 남자’라고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너무 설레서 이 사람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그런 사람인 거죠. 단박에 느낌이 왔어요. 준우에게 희경은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사람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준우의 잔망(?)을 바라보는 희경의 입꼬리는 감출 수 없이 올라갔다. 시청자는 매 순간 웃지 않고는 바라볼 수 없는 오의식의 능청스러운에 한번 웃고, 화면 속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임세미의 표정에 또 한 번 웃었다. 임세미는 “웃음 참는 게 정말 힘들었다. 웃음을 못 참았던 것 같다. 보는 분들도 그렇지 않았나”라고 반문하며 “(참느라) 힘들었다.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동명의 원작 웹툰은 글로벌 누적 조회 수 40억 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태국, 프랑스 등 전 세계 각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작품으로 원작의 인기 덕에 드라마 역시 해외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주인공의 자존감 극복과 성장 스토리에 힘입어 젊은 층의 독보적인 인기를 얻었다. 

 

‘여신강림’의 인기 요인을 묻자 임세미는 “로맨스가 필요했다”고 운을 떼며 “사랑이 부족한 시기에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원동력을 찾고 싶지 않았을까”라고 짐작했다. 이어 원작 웹툰을 드라마화하면서 만들어진 시너지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그는 “배우들의 호흡과 작가, 감독님의 각색이 빛을 발한 것 같다”면서도 “하나의 이유가 아니라 모두 제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시청자분들이 잘 알아봐 주신 것 같다”고 의미를 찾았다. 

 

동생 임주경 역의 문가영을 향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아직 희경이로서 주경이를 놓지 못했다. 미저리 같은 언니”라고 너스레를 떤 임세미는 “너무 예쁘고 끝까지 배울 점 많은 배우였다. 아마 오랫동안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언니로 만나게 되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만찢남’을 연상하게 했다는 이수호 역 차은우에 대해서는 “외모보다도 마음이 부각된 친구였다. 잘 생겨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 정말 열심히 살아가는 배우였다”고 짚었다. 한서준 역 황인엽은 “나의 데뷔 초는 엉망이었던 것 같은데 인엽씨는 너무 잘하더라. 주인공이 되면 들뜬 마음도 있을 텐데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고 칭찬했다. 

 

가족으로 호흡을 맞춘 엄마 홍현숙 역 장혜진, 아빠 임재필 역 박호산을 향한 마음은 더 컸다. 두 배우는 임세미가 ‘여신강림’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극 중에서는 잔소리 많은 엄마였지만, 카메라 밖에서는 입이 닳도록 후배들을 아껴주고 칭찬했다. 촬영 틈틈이 펼쳐지는 박호산 표 아재 개그도 압권이었다. 다섯 가족이 뭉쳐있으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임세미는 “우리 가족으로 시트콤을 만들어도 1년 치 방송분은 나올 것 같았다”고 행복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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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NK엔터테인먼트,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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