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은 심판이, 피해는 선수가 보는 V리그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코트 위는 요지경.’

 

 프로스포츠에서 심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승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득점, 실점에 관여한다.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으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평가해야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간혹 실수가 나오기도 한다.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을 때 심판과 선수단 사이에 믿음이 쌓인다. 권위만을 앞세우던 시대는 지났다.

 

 잘못된 사례가 발생했다.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경기. 초반 판정 논란으로 코트가 차갑게 식었다.

 

 1세트 13-13에서 한국전력 이시몬이 서브를 넣었다. 우리카드는 센터 하현용의 리시브가 흔들려 서브에이스를 내줬다. 그런데 우리카드 선수들과 신영철 감독이 거세게 항의했다. 리시브 실패 전 이미 상대가 포지션폴트를 범했다는 것. 로테이션상 이시몬 서브 시 2번 자리에 신영석, 3번에 황동일, 4번에 카일 러셀이 위치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상황에서는 자리가 바뀌었다. 2번에 황동일, 3번에 신영석이 서있었다. 정상적인 판정이라면 한국전력이 실점해야 했다. 권대진 주심과 최재효 부심은 결정을 바꾸지 않았다. 이시몬의 서브 득점을 인정했다. 오히려 항의하는 신영철 감독에게 옐로카드를 주며 경고했다.

 

 끝이 아니다. 1세트 16-16에서 우리카드 외인 알렉산드리 페헤이라(등록명 알렉스)가 서브에이스를 터트렸다. 심판진은 그전에 한국전력의 포지션폴트 범실이 나왔다며 휘슬을 불었다. 그런데 잠시 후 포지션폴트가 아니었다며 노카운트를 선언했다. 잘못 지적한 포지션폴트로 알렉스의 서브 득점 1개가 지워졌다. 우리카드가 동요했다. 신영철 감독은 16-18에서 작전타임을 부른 뒤 “심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심판의 실수는 분명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단이 떠안았다.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신뢰에는 금이 갔다. 이날 우리카드는 세트스코어 0-3(21-25 20-25 17-25)으로 완패했다. 블로킹에서 2-9, 서브에서 2-7로 열세를 보이는 등 내내 끌려다녔다. 패배의 원인에는 아쉬운 경기력도 컸다. 전적으로 오심 때문은 아니었지만, 뒷맛은 씁쓸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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