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체육계 발전을 이뤄내겠습니다!”
멘트만 보면 한마음 한뜻이다. 대한민국 체육계를 대표하겠다는 말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 후보의 빈틈을 찾아내려는 행동도 판박이였다. 물고 뜯는 혈투는 끝났다. 선거에 쏟은 열정을 이제 공약 이행에 써주기를 바랄 뿐이다.
체육회장 선거가 지난 18일 막을 내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 강신욱 단국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국제스포츠학부 교수 등 3명의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 결과는 나왔지만 지난 과정을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체육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 4명 모두가 체육계를 위해 한 몸을 바치겠다고 울부짖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 후보의 빈틈을 찾아 헐뜯으면서까지 자신들이 체육계 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로 후보 자격을 시비했고, 맹목적인 상호 비방이 가득했다. “힘든 시기에 하나 된 체육인의 모습에 감사하다”라는 이기흥 회장의 당선 소감이 역설적으로 와 닿는 전쟁터였다.
그래서 이기흥 회장에게 기대하는 바가 더 크다. 최우선 과제로 내놓은 스포츠인권존중은 물론 일자리 확충과 엘리트-생활체육 선순환, 직업 안정성 확보 등 이 회장의 모든 공약은 사회 제도 전반과 관련이 있다. 지난 몇 년간 개혁을 주창하면서도 결코 달라지지 않은 이슈들이다. 스포츠 비위와 성폭력 문제는 계속 새어나왔고, 시스템은 계속 마찰음을 냈다. 그러나 선거에 쏟은 열정, 상대 후보의 주장에 반박거리를 단시간에 찾아 만든 노력만 당장 공약 이행에 활용해도 한 걸음은 나아갈 수 있다.
이 회장뿐 아니라 이 회장뿐 아니라 나머지 후보들의 정책도 포용해야한다. 선거 초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불출마하겠다더니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며 뜻을 번복한 후보, 유권자들을 설득할 만한 정책을 내놓기보다 자신은 싸움에 끼지 않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를 무분별하게 전송한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체육인의 고충을 ‘카드깡’에 빗대면서까지 현실을 알리고자 한 후보까지. 세 명이 회장직을 위해 내건 공약과 정책 타당성은 분명 체육계에 필요한 일들이다. 이 회장은 본인의 공약을 반드시 지키고 생각지 못한 다른 후보들의 정책까지 고민해야한다.
난장판이었던 선거가 끝났고, 이제 모두가 ‘체육계 미래 100년’을 바라보고 있다. 뜨거웠던 지난 2주일이 향후 4년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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