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관절염에 휜 다리… 교정효과 높은 ‘로봇 수술’로 걱정 ‘뚝’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은 무릎통증과 보행의 어려움뿐 아니라 다리 변형에 대한 고민을 호소하기도 한다.

다리변형 중에는 ‘O자형 변형’이 가장 흔하다. 이는 좌식생활의 영향으로 무릎 안쪽 연골이 많이 닳는 유형이다. 쪼그려 앉거나 걷거나 서있을 때에도 무릎 안쪽 연골에 가해지기 때문에 다리가 바깥쪽으로 휘어지고 무릎 사이가 벌어진다.

보기 싫게 O자로 휜 다리는 여성의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스트레스 요인이 되기도 한다. 변형이 심해지면 휜 다리가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가 되고, 노화에 민감해지기 시작하는 중년여성들은 이로 인해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이동현 부산힘찬병원 원장

관절 연골은 뼈에 밀접히 붙어 뼈를 감싸고 있는 부위로, 탄력있고 표면이 부드러운 조직이다. 관절 뼈끼리 서로 맞붙어 마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심한 압력을 받거나 오래 사용하면 물리적으로 연골 형태가 변하고 점차 탄력성을 잃어 두께가 얇아지게 된다.

중년에 연골의 약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지 않도록 연골 마모가 심하지 않을 때는 교정절골술로 다리 축을 바로잡아 교정하고, 관절염 진행을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연골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염 통증 해소는 물론, 휜 다리도 바르게 교정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인공관절 수술은 다리 중심 축을 바르게 정렬하는 게 핵심이다. 고관절부터 무릎 관절, 발목 관절의 중심을 잇는 선을 따라 체중의 부하가 전해지는데, 이 선이 일직선상에 놓여야 하중이 고르게 분산된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보다 정교한 다리 축 정렬을 위해 마코 등 수술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로봇은 수술의 계획부터 실행까지 수술 과정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계산된 수치를 제공한다. 의사가 객관적 지표를 보면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수술의 오차를 줄이고, 정확도를 한층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이동현 원장이 마코를 이용해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수술 계획은 3D 기반의 CT를 통해 환자 무릎 관절 정보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최소한의 뼈 절삭을 위한 범위, 인공관절 삽입 위치, 각도, 크기 등을 확인해 계획을 세운다. 이때 다리의 기계적 축을 맞춰 체중부하선이 중심에 오도록 수술 결과를 예측한다. 수술 중에도 환자 다리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집도의가 실시간으로 변화되는 다리 움직임에 따른 수치를 확인해 보다 다리축이 일직선 상에 정확하게 놓이도록 집도가 가능하다.

로봇 수술의 정확한 다리 교정은 국내외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국제 슬관절 저널에 2018년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무릎이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휜 환자 307명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결과, 모든 환자의 무릎 정렬 축이 정상 범위로 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400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보다 수술 후 다리 정렬 교정이 더 우수했다.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다리 축 교정 각도가 평균 7.56도, 일반 수술 환자들의 다리 축 교정 각도는 6도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다리 축 교정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일반 수술보다 다리 축 교정이 1도 이상 더 바르게 교정돼 인공관절의 마모 속도를 늦출 수 있어 인공관절 수명이 길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현 부산힘찬병원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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