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마라맛 '펜트하우스', 헤어나올 수 없는 이유 [SW시선]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매회 ‘말도 안 돼’라고 외치지만 다시 리모컨을 쥐게 된다. 입소문은 당연지사, 다음 화를 향한 궁금증에 초조한 기분마저 들게 하는 마성의 ‘펜트하우스’가 시청률 25%의 고지를 목전에 두고 있다. 

 

 2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 17회는 전국 시청률 24%(닐슨코리아 2부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통틀어 전 채널 미니시리즈 1위의 성적이다. 

 

‘펜트하우스’는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의 세 여자가 벌이는 부동산과 교육 전쟁을 그린다. 배우 이지아, 유진, 김소연을 필두로 모든 캐릭터가 살아있는 열연으로 폭발적인 전개를 이끌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 ‘억척맘’ 오윤희(유진)의 두 얼굴이 드러났다. 민설아(조수민)를 난간에서 밀어버린 범인은 오윤희였다. 딸을 위해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던 비뚤어진 모성애가 시청자의 뒤통수를 제대로 때렸다. 심수련(이지아)은 오윤희에게 숨겨왔던 비밀을 털어놓으며 주단태(엄기준)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이것이 바로 ‘스타 작가’ 김순옥의 강점이다.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는 전개로 ‘본방사수’를 향한 욕구를 불러온다. 비교하자면 이성적인 판단보단 원초적 끌림이다. 말도 안 된다며 아우성치지만 그렇다고 진짜 말이 안 되는 건 아니다.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그럴듯한 추리도 가능하다. 이렇듯 조각조각 깔려 있는 복선을 조합하는 재미까지 더해진다.

 

 관전 포인트는 ‘민설아 살해 범인 찾기’뿐만 아니다. 매회 미친듯한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청아재단 이사장 자리를 위해 아버지의 죽음을 외면한 악녀 천서진을 연기한 김소연에게 ‘연기대상감’이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복수를 꿈꾸는 심수련, 반전의 오윤희, 살 떨리는 악행을 펼치면서도 ‘벌써 떨리는군...^^’이라는 문자를 보내는 주단태의 두 얼굴까지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도 단연 돋보인다. 

 절대 악으로 그려졌던 천서진(김소연)의 부부 관계의 진실, 세신사 강마리(신은경)의 반전 실체까지 한시도 눈 뗄 수 없는 전개가 펼쳐진다. 이규진(봉태규), 마두기(하도권), 양미옥(김로사) 등의 감초 연기와 청아예고 학생들의 적나라한 얼굴도 재미를 더한다. 여기에 로건 리(박은석)와 심수련의 아슬아슬한 러브라인,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뽐내고 있는 배로나(김현수)와 주석훈(김영대)의 러브라인도 기대심리를 자극한다. 

 

 지난 10월 26일 9.2%의 시청률로 상쾌한 스타트를 끊은 ‘펜트하우스’는 매회 독보적인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17회까지 달려왔다. 13회 20%의 시청률을 넘어섰고, 17회 순간 최고 시청률은 27%를 기록했다. 드라마 TV 화제성 지수는 4주 연속 1위(굿데이터 코퍼레이션 기준)다. 

 첫방송 이후 줄곧 ‘대세’ 드라마의 왕좌를 지키고 있다. 적수 없는 강자다. 올해 시청률 마의 25% 구간을 넘은 미니시리즈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 JTBC ‘부부의 세계’뿐. 신드롬 급의 인기를 몰고 온 두 작품에 이어 ‘펜트하우스’가 2020년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지도 관심사다. 

 

 전작을 통해 알 수 있듯,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민설아를 죽인 범인으로 오윤희가 지목됐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오윤희는 주단태의 선물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또 하나의 얼굴을 드러내기도 해 향후 전개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펜트하우스’는 매회 예상치 못한 전개와 허를 찌르는 반전을 안겼다. 다음 전개를 상상하는 재미, 예상이 어긋나는 짜릿함 또한 김순옥 작가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다. 지금껏 김순옥 작가가 펼쳐온 ‘권선징악’ 엔딩을 향한 궁금증도 생긴다. 벌써 시즌2와 3까지 제작을 확정 지은 상황이기에 시청자들의 기대감 역시 하늘 높이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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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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