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전격 공개하면서 21세기 자동차 업계를 주도할 혁신적인 변화를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은 2일 온라인을 통해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기술적인 특장점과 새로운 고속화 모터 및 배터리 시스템 등을 전 세계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CV’(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차종의 기초가 되는 기술집약적 신규 플랫폼이다. 포드가 20세기 초 자동차 제조공정에 컨베이어벨트를 도입하면서 자동차 대량생산과 소비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듯이 현대차그룹도 이번 플랫폼 도입으로 전기차 대량소비 시대를 가능케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해 보인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은 이날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기존의 우수한 효율성에 더해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차급까지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기존의 전기차와 달리 전기차만을 위해 최적화 구조로 설계돼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5분 충전으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또한 내연기관 플랫폼과 달리 바닥을 편평하게 만들 수 있고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이 사라지면서 지금까지 구조적인 한계로 불가능했던 새로운 자동차 실내외 디자인이 가능하다.
특히 ‘E-GMP’를 통해 자동차 차종 변화와 혁신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모듈화 및 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이기 때문에 소비자 요구에 따라 단기간에 전기차 라인업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상의 복잡도가 줄어들어 생산효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 개선으로 재투자 여력도 늘어난다.
이와 함께 조만간 현실화할 자율주행, 고성능 EV, V2G(차량을 하나의 에너지 저장장치로 이용하는 방식) 등 다양한 활용성까지 고려한 설계구조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차세대 전용 전기차에 신규 PE 시스템(기존 내연기관의 엔진을 포함한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대체하는 구동 시스템), 다양한 글로벌 충전 인프라를 고려한 세계 최초의 400V와 800V를 동시에 급속충전할 수 있는 기술,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 등을 추가로 적용해, 보다 진화된 전동화 모빌리티 이용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E-GMP’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고성능 전기차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빠른 가속력, 역동적인 승차감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고성능 모델은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3.5초 미만, 최고 속도 시속 260㎞ 구현도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계획된 전동화 44개 차종 중에서 전용 전기차 11종을 포함해 전기차가 23개 차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 연간 100만 대를 판매해 명실상부한 전기차 글로벌 최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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