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라면 화재 형제’ 8살 동생, 끝내 숨져…“호흡곤란 증세 보여”

[스포츠월드=유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화재로 중상을 입은 ‘인천 라면 형제’ 중 동생이 끝내 사망했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모 회상 전문병원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받던 A(10)군 동생 B(8)군이 전날 갑자기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후 3시 45분쯤 사망했다.

 

B군은 화상이 심하지는 않았으나, 유독가스를 많이 들이마셔 호흡기 손상이 심해 집중적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그러던 지난 20일 오후부터 호흡 곤란과 구토 증세를 보이는 등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고 한다.

 

이에 병원 측은 21일 오전 B군을 중환자실로 옮겨 기관 내 삽관을 시도했으나, 2시간 넘는 심폐소생술(CPR)에도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며 결국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A군 형제는 어머니와 기초생활수급을 통해 생계를 이어갔으며, 지난달 14일 오전 11시 10분쯤 미추홀구의 한 빌라 2층에서 라면을 끓이다 일어난 화재로 중상을 입었다.

 

당시 A군은 안방 침대 위의 아동용 텐트 안에서 심각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됐고, B군은 침대와 맞붙은 책상 아래 웅크리고 있었다고 한다.

 

소방당국은 집에 불이 나자 형 A군이 동생 B군을 책상 아래 좁은 공간으로 대피시키고, 자신은 연기를 피해 텐트 안으로 들어가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동생이 피신한 책상 아래엔 이불이 둘러싸여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방 관계자는 “형이 마지막 순간까지 동생을 구하려고 일종의 방어벽을 친 것 같다”고 전했다.

 

형 A군은 전신의 40% 3도 화상을 입었고 2차례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다. 최근 상태가 호전돼 휴대전화로 원격수업을 들을 정도로 건강이 호전됐다.

 

이들 형제는 추석 기간 건강 상태가 호전되며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었다.

 

한편 형제의 어머니는 과거 이들에 대한 방임과 학대로 수차례 경찰 등에 신고가 접수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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