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가 선보인 인종차별과의 사투, 그리고 변화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메이저리그가 인종차별과 사투를 벌인다. 변화를 만드는 중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메이저리그(MLB) 최우수선수(MVP) 상패에서 인종차별주의자였던 케네소 마운틴 랜디스 초대 커미셔너의 이름을 빼기로 했다. 찬반 투표에서 89%가 찬성에 표를 던졌다.

 

폴 설리번 BBWAA 회장은 “우리는 더 이상 랜디스와 연관되지 않을 것이다. 올해부터 상패에 그의 이름이 없어질 것”이라며 “내년 MVP 상패에 새 이름을 추가할지 혹은 올해처럼 그대로 둘지는 논의해보겠다”고 전했다.

 

랜디스 초대 커미셔너는 1920년부터 1944년까지 메이저리그를 이끌었다. MVP 상패에 그의 이름이 들어가기 시작한 것은 1944년이었다. 월드시리즈 도중 BBWAA가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 지난해까지도 ‘케네소 마운틴 랜디스 기념 야구상(Kenesaw Mountain Landis Memorial Baseball Award)’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혔다.

 

극심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점이 문제였다. 그가 재임하는 동안 흑인 선수는 한 명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지 못했다. 랜디스 커미셔너가 물러나고 사망한 뒤에야 유색 인종 장벽이 깨졌다. 1947년 재키 로빈슨이 최초의 사례가 됐다.

 

시대가 변했다. 미국 사회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메이저리그도 발맞춰 움직였다. 인종차별의 대표적인 사례에 화살을 겨눴다.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메이저리그는 앞서 지난 8월 말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비무장 상태에서, 가족 앞에서 경찰에게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각 구단은 경기 보이콧으로 인종차별 반대 운동에 동참했다. 류현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추신수의 텍사스 레인저스, 최지만의 탬파베이 레이스 등이 포함됐다. 경기를 치른 팀들은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모자를 벗고 42초 동안 침묵한 뒤 퇴장하는 퍼포먼스를 행하기도 했다. 당시 야구뿐 아니라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축구(MLS) 등도 함께했다.

 

다양한 인종의 선수가 뛰는 미국 프로스포츠. 모두가 차별의 벽을 허물기 위해 뜻을 모았다. 하나둘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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