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악의 꽃’ 완주, 행복하고 감사해” (인터뷰③)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배우 이준기가 ‘악의 꽃’을 완주한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23일 종영한 tvN ‘악의 꽃’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백희성(이준기)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문채원),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두 사람의 고밀도 감성 추적극을 그려나갔다. 첫 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단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 사건들 속 각 인물의 밀도 높은 감정선을 촘촘하게 풀어냈고 ‘서스펜스 멜로’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 중 이준기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던 과거를 숨기고 신분을 바꾼 금속공예가 백희성 역을 맡았다. 한 가정의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 백희성이지만 동시에 메마른 감정으로 살아가던 과거의 비밀을 감춘 도현수이기도 했다. 비밀을 안고 살아가며 두 인물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인터뷰②에 이어)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준기는 “대본을 보고 (내가) 인간의 집요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인가를 생각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악의 꽃’을 완주한 지금, 그의 생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준기는 “매번 작품 제안이 올 때마다 ‘내가 과연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깊이를 담아낼 수 있는 배우의 그릇인가’라는 고민을 항상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런 고민들이 그에게 또 다른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한다고. ‘악의 꽃’을 마쳤지만, 그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연 잘 담아낸 건가, 내가 그 그릇이 된 것인가 하는 생각에서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고. 이준기는 “이 작품은 나를 조금 더 확장 시켜준 계기가 됐다. 어떤 작품과 작업이든 끝내고 나면 소중한 가치들이 남는다”면서 “그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만족스럽다기보다는 좋은 분들과 함께 좋은 추억을 쌓고,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크게 남는다”라고 말했다. 

‘고밀도 감성 추적극’. ‘악의 꽃’이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다. 연출을 맡은 김철규 감독은 “‘악의 꽃’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에 의한 멜로드라마”라고 설명하며 “미스터리와 멜로가 팽팽하게 맞서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뤄가는 이야기 구조”라고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준기는 “사실 처음에는 너무 거창해서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이제는 괜찮다”라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서스펜스 멜로라는 새로운 장르와 작품이 가진 메시지를 시청자에게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라고 의미를 찾으며 “매 회차 집중해서 따라 가야 하는 부부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진실 게임이라는 점에서 창의적인 캐치프레이즈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준기는 ‘악의 꽃’의 장점으로 “매 회차 늘어지는 부분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아직 ‘악의 꽃’을 시청하지 않은 이들에게 “백희성과 차지원의 사랑을 시작으로 서스펜스 멜로 감성을 고스란히 즐겨주시면 된다. 지금이 정주행하기에 좋은 시점이다. 아마 정주행도 금방 끝내실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tvN ‘무법 변호사’(2018) 이후 약 2년여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이었다.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로서의 책임감은 항상 따라오지만, ‘악의 꽃’은 유독 더 고민이 많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완주에 더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이준기는 “삶에 있어서 내가 성장하고 잘 되는 것보다는 내가 꿈꾸는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충만함과 행복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내 삶의 의미이자 중요한 가치이기도 하다”라며 “이번 작품은 좋은 자양분자 인간 이준기를 한 층 더 견고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또 생각하게 됐다”라고 의미를 찾았다. 

 

끝으로 이준기는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분이 힘들어하고 있는 시국이기에 미약하게나마 즐거움과 기쁨,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다. 좋은 작품으로 즐거움을 드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소망하며 “성실하게 몸과 마음 잘 준비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음 작품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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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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