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최근 언론에서 공개된 지방흡입수술 의료사고가 조명되며 수술 시 ‘마취’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지방흡입수술이 국내에 처음 들어왔을 당시만 해도 수면마취보다는 허벅지·복부·팔뚝 등 시술 부위를 국소마취 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치료과정에서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수면마취가 대중화된 추세다. 문제는 지방흡입 의료사고의 대부분이 이 수면마취에서 비롯된다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지방흡입을 고려하는 의료소비자 사이에서 ‘마취과 전문의’ 상주 여부가 병원을 택하는 주요소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다. 강희용 경희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부터 지방흡입·미용성형 시 마취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지방흡입·미용성형 등 수면마취에 주로 쓰이는 ‘프로포폴’이 문제로 많이 떠오르던데. 약물 자체가 위험한 것인지.
“그렇지 않다.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포폴의 경우 대부분 간에서 대사된다. 체내에서도 빠르게 대사돼 남지 않고 배출돼 부작용도 적다. 이 수면마취 약물 사용 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게 문제다.”
-아무래도 수면마취가 가볍게 여겨지는 측면이 있는 듯하다. 특히 지방흡입 등 미용성형의 경우 2차, 3차 의료기관이 아닌 이상 집도의가 마취까지 병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의사 면허를 가진 누구나 마취를 할 수 있다. 어떤 마취를 시행하든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게 환자의 안전 측면에서 필요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이뤄지지 못하는 곳도 많다. 상주 의사를 대신해 프리랜서로 일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을 필요할 때만 불러 마취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사실 마취는 종류를 불문하고 마취가 끝날 때까지 환자를 지켜보는 게 원칙이다. 전신마취·부위 마취는 처음 시작단계부터 끝까지 마취과 의사의 관찰이 필수적이고, 대부분 지켜지고 있다.
반면 수면마취는 대부분 마취과 전문의보다는 집도의가 수술과 마취를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활력징후보다 수술에 좀 더 집중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에서 수면마취가 진행되는 경우, 마취과 전문의가 시술이 끝날 때까지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원칙이 지켜질 확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일반 의사가 마취를 할 수 있는데도 마취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는 게 유리한 이유는 무엇인지.
“마취 시행에 앞서 가장 기본적인 게 환자의 활력징후 측정이다. 혈압과 산소포화도가 이에 해당된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병원은 활력징후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문제는 ‘돌발상황’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한 시스템이다. 프로포폴을 예로 들자면 과량 사용 시 호흡 및 혈압저하를 일으킨다. 이때 마취과 전문의가 없는 병원은 돌발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약물이나 대응책에 대한 준비가 미흡할 수 있다.”
-지방흡입·성형수술 의료사고는 대부분 마취에서 일어나는 듯하다.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마취’의 위험성에 대해 알려달라.
“수면마취에 주로 쓰이는 프로포폴의 경우 적정용량을 사용하면 환자의 진정을 유발한다. 이때 환자 스스로 자발호흡도 가능하다. 하지만 약물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렇다보니 같은 용량의 약물을 썼더라도 환자마다 진정의 정도는 다르게 나타난다.
‘적절한 진정 정도’를 유지하는 프로포폴의 용량을 유지하는 것도 충분한 경험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다. 이때 약물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환자에게 이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대처’다.
환자가 호흡저하를 일으킬 정도로 과도한 진정이 발생했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예컨대 산소 공급, 기도 확보, 적절한 약물사용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해 교육을 받지 않았다며 적절히 대처하는 게 어려운 게 현실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이에 대해 수련기간 동안 충분한 경험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다.”
-지방흡입·미용성형 시 마취에 불안감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제언해달라.
“마취가 두렵다면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수술을 진행하는 곳을 택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수면 마취에 대한 교육을 받은 의사이거나, 경험이 많은 마취과 전문의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택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혹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를 대비해 비상연락망을 준비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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