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개막도 무산?…MLB에 드리운 암울한 전망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장난감 두고 싸우는 어린아이 같다.”

 

메이저리그(MLB)가 좀처럼 잠에서 깨어나질 못하고 있다. 2020시즌은 7월 초가 돼도 시작하기 어려울 듯하다.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갈등이 깊은 까닭이다. 목표로 했던 7월 4일 독립기념일 개막은 사실상 물 건너간 듯하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7일(이하 한국시간) “독립기념일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지금 당장 노사가 합의한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그때까지 준비를 마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계산을 해 보면 명확하다. 시즌 재개를 위해선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곳곳으로 흩어진 선수들을 모아 스프링캠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난 3월 시범경기가 전면 중단됐으니 공백기만 3개월에 가깝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감각을 조율하는 데 적어도 3주 정도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 및 관계자 모두 일일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과정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이가 발생한다면 준비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ML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멈춤 지시를 받았다. 당초 예정됐던 3월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다. 대안으로 떠오른 날짜가 독립기념일이었다. 안전을 위해 무관중으로 시작, 팀별 82경기 정도로 일정을 축소하는 방안이었다. 기본적으로 더 이상 미루면 시즌을 치르기 어렵다는 의견이 팽배한 데다 미국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념일 중 하나인 독립기념일에 야구가 다시 시작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게 다가왔다. 

 

문제는 노사가 두드리고 있는 계산기가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3월 초 한 차례 합의를 봤던 것과 별개로 사무국과 구단주들은 선수들의 연봉 추가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선수노조는 급여 삭감 없이 114경기를 온전히 치르는 것을 제안했지만 역시 불발됐다. 양 측이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시즌 취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현 상황을 “마치 장난감을 두고 싸우는 어린아이 같다”고 꼬집으며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8월 개막 뿐”이라고 전망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연봉 문제를 둘러싼 메이저리그 노사갈등이 심화되면서 7월 초 개막 또한 멀어지고 있다. 사진은 굳게 잠긴  T-모바일 파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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