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공수한 투수용 머리 보호 장치 ‘관심 UP’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투수용 머리 보호 장비, 실전에서 활용될 수 있을까.

 

롯데와 한화의 맞대결이 펼쳐진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선발투수로 나선 이승헌(22·롯데)이 정진호의 강습타구에 머리를 맞은 것. 이승헌은 곧바로 병원에 후송됐고, 컴퓨터단층촬영(CT) 및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미세한 두부골절과 출혈 소견이 나왔다. 다행히 수술대엔 오르지 않아도 됐다. 입원 치료를 진행하다 지난 25일 퇴원했다. 앞으로 약 한 달간의 휴식시간을 가진 뒤 상태를 확인하고 훈련에 복귀할 예정이다.

 

롯데는 이승헌의 부상 이후 투수용 머리 보호 장비를 구입했다. 미국의 ‘세이퍼 스포츠 테크롤로지(SST)’사가 만든 제품이다. 모자 안에 충격 흡수재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SST사의 CEO인 맷 마이어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KBO리그의 롯데가 제품 3개를 주문했다. 한국에서 주문이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선수가 요청한 것이 아닌, 구단 차원에서 테스트를 하기 위해 샘플로 구입한 것이다. SST사의 것 외에도 여러 업체에서 관련 제품을 구매해 비교·체크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투수들의 안전에 대한 목소리는 과거부터 꾸준히 흘러나왔다. 직선타로 뻗는 타구는 최대 시속 200㎞에 이르곤 한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껏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불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밀한 것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수들의 경우 거부감이 클 수 있다. 이번에 롯데가 구입한 장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일반화되진 않았다. 맷 슈메이커(토론토 블루제이스), 다니엘 폰세데레온(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극소수만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에선 지난해 SK와 롯데에서 뛰었던 브록 다익손가 착용했다.

 

향후 KBO리그에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의 생각이다. 투수 출신인 손혁 키움 감독은 “예전에도 타구가 투수 정면 쪽으로 가면 깜짝깜짝 놀랐던 기억이 많다”고 필요성에 대해선 인지하면서도 “당장 시합에서부터 활용하기보다는 캐치볼에서부터 불펜피칭, 라이브피칭 등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투수들도 좀 편안한 마음이 들어야 활용할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SST 홈페이지/ 롯데가 투수용 머리 보호 장비를 구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선수의 요청이 아닌 구단 차원에서 일단 테스트를 해보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미국 세이퍼 스포츠 테크놀로지(SST)사의 투수용 머리 보호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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