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나종덕의 투수 겸업 도전…첫 등판서 최고 142㎞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나종덕(22·롯데)이 전환점을 맞는다.

 

포수가 아닌 투수 나종덕은 어떤 모습일까. 2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NC의 2군 연습경기에서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장원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나종덕은 4회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볼넷 없이 3피안타(1피홈런) 2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바람이 세게 부는 가운데서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나갔다. 최고 구속은 142㎞까지 나왔으며, 직구뿐 아니라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시험하는 모습이었다.

 

프로데뷔 후 투수로서 상대팀을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나종덕은 그간 포수로만 활약했다. 2018년 106경기, 2019년 104경기 등에 나섰다. 올 시즌에도 지성준, 김준태, 정보근 등과 안방마님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악재를 만났다. 지난 2월 말 호주 스프링캠프 도중 왼쪽 팔목 유구골(갈고리뼈) 골절 부상을 입은 것.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까지 최소 3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

 

위기의 다른 말은 기회라고 했던가. 사실 구단 내부에선 투수 나종덕에 대한 이야기가 이전부터 조금씩 언급되고 있었다. 워낙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공을 받는 것은 어렵지만 던지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재활기간을 활용해 투수를 경험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후 약 두 달간 불펜투구에서부터 라이브 피칭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앞서 2군에서 치러진 자체 청백전에도 등판해 무리 없이 투구를 펼치기도 했다.

 

당장 투수 전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분간 투수, 포수를 겸업하면서 몸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나종덕으로선 나쁠 것이 없다. 쓰임새가 그만큼 넓어지는 셈이다. 결국 한 쪽으로 노선을 정해야하겠지만, 이 또한 선수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 나종덕은 “처음 다른 팀과의 경기에서 투구를 해 봤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투구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변화구나 제구 등 연습했던 대로 잘 던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몸 상태와 재활 진행 상황에 대해선 “코치님들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몸 상태는 70% 회복됐고 피칭이나 타격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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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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