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질주했던 ‘카트라이더 러쉬+’… 다시 엑셀 밟는다

기존 콘텐츠에 3D 카툰 그래픽 추가·모바일 환경 최적화 / 랭킹전 등 모바일 전용모드 도입… “IP 활성화에 큰 역할”
2020년 상반기 국내와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노리는 확대 보강판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김수길 기자] 지난 2007년 7월.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게임 업체 세기천성 본사 안 곳곳은 배찌와 다오, 우니, 네오 등 한국산 게임 ‘카트라이더’(정식 명칭: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로 가득했다. 건물 입구부터 외부 인사를 맞이하는 접객실, 각종 사무공간마다 ‘카트라이더’ 캐릭터들이 벽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미셀 리오 세기천성 부사장은 “‘카트라이더’ 덕분에 우리 회사가 이렇게 발전하고 있다”고 연신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넥슨이 2004년 온라인 게임으로 자체 개발해 첫선을 보인 ‘카트라이더’는 이용자가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골라 자동차(카트)에 태우고 질주하는 일종의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쉬운 조작법과 앙증맞은 영상으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접근성이 뛰어났다. 3분이라는 짧은 플레이 타임에 담긴 희로애락, 직관적인 게임 룰은 보는 재미도 살렸다. 여기에 ‘입문하기는 쉽지만 고수 반열에 들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본연의 특징은 이용자들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카트 바디와 트랙, 게임모드, 주행 테크닉 등 원작의 핵심 콘텐츠를 그대로 이식하면서도, 한층 배가된 3D 카툰 그래픽과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조작감으로 무장했다.

‘카트라이더’는 출시 만 1년이 채 안돼서 그 무렵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를 누르고 PC방 점유율 1위를 꿰찼다. 2006년 하반기에는 중국과 대만에 연이어 진출했고,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쪽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카트라이더’의 각각 중국, 대만 배급사인 세기천성과 감마니아는 ‘카트라이더’를 등에 업고 현지에서 일약 스타 기업 반열에 오른 사례로도 꼽힌다.

이후 ‘카트라이더’는 변신을 거듭했다. e스포츠 종목으로 뿌리를 내렸고, 무엇보다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부대 사업은 게임과 시너지를 냈다. 각종 패치와 업데이트를 통한 수평 확장에다, ‘카트라이더 러쉬+’(이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같은 스핀 오프(spin-off, 연계 후속작) 개념의 신작도 생겼다.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유럽에서 공개 직후 호평을 받았다.

또한 넥슨은 국경과 디바이스(기기)를 넘어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이용자들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 중에서 2012년 공개된 이력이 있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2020년 상반기 중 ‘카트라이더’ 신화를 덧칠할 주역으로 나라 안팎(일본, 베트남 및 이미 시판된 중국 제외)을 향해 출발선에 선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서 플러스를 뺀 ‘카트라이더 러쉬’는 원작 ‘카트라이더’ IP에 기초한 모바일 브랜드다. 넥슨은 2010년대 초반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들면서 ‘카트라이더 러쉬’로 일원화 작업을 시작했다. ‘카트라이더 러쉬’는 이듬해 3월 발매 뒤 전 세계에서 누적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돌파하면서 역량을 과시했다. 물론 수 천명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지금과 비교볼 때,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로 최대 4명의 주변인과 멀티 대전을 지원하는 정도로 사실상 싱글 플레이 레이싱 게임 수준이었다.

2012년에 나온 초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마침내 2012년 6월 후속작으로 나온 초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원거리 네트워크 대전 기능을 지원하면서 400만 다운로드 가까이 기록했고, 2013년 3월에는 ‘카트라이더’의 입지가 탄탄한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세기천성 배급, 텐센트와는 연합 운영)에 돌입했다. 0.01초를 다투는 멀티 대전 레이싱 게임을 당시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에서 100%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탓에, 국내에서는 3년 가량 운영하다가 서비스를 마쳤다.

눈높이가 남다른 한국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서비스가 지속됐다. 특히 ‘카트라이더’ 15주년을 맞았던 2019년에는 국내에서도 원작 ‘카트라이더’가 온라인과 모바일을 넘나들면서 차트 역주행한 만큼, 넥슨은 잠시 잊혀졌던 내수 무대에서 부활하고 중국 등 해외에서는 옛 영광을 불러온다는 각오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전방위로 보강해 다시 선보인다. ‘카트라이더 러쉬’ 브랜드를 계승하면서도 동시에 상향하는 차기 버전인 셈이다. 새롭게 등판할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카트 바디와 트랙, 게임모드, 주행 테크닉 등 원작의 핵심 콘텐츠를 그대로 이식하면서도, 한층 세밀해진 3D 카툰 그래픽과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조작감으로 무장했다. 랭킹전과 이어달리기를 포함한 모바일 전용 모드도 도입한다.

2011년 출시된 ‘카트라이더 러쉬’.

이번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앞서 동일 IP 기반의 멀티 플랫폼(콘솔-PC 크로스 플레이) 프로젝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역시 유럽에서 소개 직후 호평을 누리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 같은 기세를 다음 타자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물려 받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카트라이더 러쉬’ 브랜드를 총괄하고 있는 넥슨 카트개발실 측은 “국내·외에서 족적을 남긴 ‘카트라이더’라는 IP는 가치와 잠재성 면에서 충분하고, 실제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며 “돌아온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모바일 레이싱 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카트라이더’ IP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