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건강하게 야구 해야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야구는 ‘볼 데드’를 선언했다. 하루빨리 플레이 볼을 외치고 싶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 왼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2019시즌을 통으로 날려버려야 했던 한화 이글스의 내야수 하주석(26)도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리던 개막이지만, 스스로 ‘건강한 하주석’이 아닌 이상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해 홀로 재활에 매진하며 “완벽한 상태,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게요”를 수없이 외친 하주석은 지금의 ‘볼 데드’ 시간을 간절함으로 채우고 있다.
딱 1년 전 하주석은 누구보다 간절했다. 2018시즌 타격 부진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겨우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2019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5안타(2타점 3득점)를 기록하며 예열을 했다. 하지만 십자인대 파열이 가로막았다.
이환위리(以患爲利)라고 했다. 예기치 못한 어려움을 기회로 삼는 계기를 찾았다. 1년이라는 부상 공백기는 하주석에게 야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선물했다. 하주석은 당시를 회상하며 “2018시즌에 방망이가 안 맞으니깐, 거기에 완전히 매몰됐다. 그쪽으로 신경을 쓰다 보니 수비까지 흔들렸다”라며 “재활 기간 밖에서 야구를 보면서 시야가 너무 좁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해야 하고, 부족한 부분은 차근차근 노력해서 발전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설명했다.
몸과 마음을 다잡은 하주석은 성공적인 스프링캠프를 보냈다. 최근 자체 청백전에서는 방망이까지 뜨겁다. 하주석이 내야에 자리 잡으면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우선 수비 범위가 넓고 어깨가 강하기 때문에 2루수 정은원과 3루수 송광민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는 정은원과 송광민의 방망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투수진에도 믿음을 줄 수 있다. 준수하게 방망이를 돌려준다면, 지난 시즌 타격 침체에 고심했던 타선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물론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체력과 건강’이다. 1년이라는 부상 공백기는 쉽게 극복하기 힘든 부분이다. 풀타임 출전은 무리가 있다. 지난 시즌 하주석의 공백을 훌륭하게 채워준 오선진이 있지만, 원래 포지션인 3루에서 주전 경쟁을 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하주석이 빠지면, 구상했던 수비전술에 차질이 생긴다. 한용덕 한화 감독 역시 스프링캠프에서 이 부분에 대한 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그만큼 하주석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주석은 개막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렇다고 지금의 시간을 헛되게 보낼 생각은 없다.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이다. “건강하게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그의 다짐에 간절함이 묻어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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