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시즌 종료…“선수단·팬 보호 최우선”

[스포츠월드=상암동 최원영 기자] 프로배구가 막을 내렸다.

 

한국배구연맹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연맹 대회의실에서 남녀부 13개 구단 단장들, 조원태 KOVO 총재, 김윤휘 KOVO 사무총장 등과 긴급 이사회를 개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2일 중단된 V리그의 재개 여부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마지막입니다.” 논의를 시작하는 이사회의 분위기는 엄숙했다. 앞서 19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약 3시간에 걸쳐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뜻을 모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사회는 약 2시간 30분 동안 계속됐다. 때로는 긴장을 풀기 위한 웃음소리가, 때로는 열띤 주장이 담긴 날카로운 목소리가 오갔다.

 

결론은 ‘리그 종료’였다. 6라운드 잔여경기(남자부 14경기·여자부 10경기)와 포스트시즌을 모두 포기하고 시즌을 그대로 끝냈다. 조원태 총재는 “선수단과 팬들을 보호하기 위한 어려운 결정이었다. 구단들 모두 이해해주셨다. 팬들의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남녀부 모두 5라운드 종료 시점의 순위로 확정했다. 남자부는 우리카드,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 여자부는 현대건설, GS칼텍스, 흥국생명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단 1위 팀에게 우승 자격을 부여하진 않고, 정규리그 1~3위 상금만 제공한다. 각 구단은 이를 연맹에 기부했다. 코로나19 극복 성금 및 전문위원, 심판, 기록원 등의 생활자금에 쓰일 예정이다.

 

예견된 수순이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단 감염은 물론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들이 속출해 안심할 수 없다. 같은 겨울 실내스포츠인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은 지난 20일 가장 먼저 리그 종료를 선언했다. 21일에는 정부 차원에서 실내 체육시설의 운영을 15일간 중단해달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에 일부 구단은 훈련을 멈췄다. 더욱이 리그를 재개하더라도 4월 5일 이후가 돼야 하는데 시즌 종료의 최후 방어선으로 삼은 4월 중순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했다. 현실적으로 종료 외엔 선택지가 없었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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