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선발 전환’ SK 김태훈 “왜 자신 있었는지 보여주고파”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왜 자신 있었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새롭게 시작하는 2020시즌의 김태훈(30·SK)이다. 필승조로 활약했던 지난 기억을 뒤로하고 올해부턴 선발 임무를 부여받았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빠진 선발진에 유일한 왼손 자원이기도 하다. 어색한 자리는 아니다. 과거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고 1군에서도 선발로 나선 경험이 있다.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는 만큼 잠재력 또한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태훈은 “감독님께서 왜 나를 선발로 선택하셨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감의 근원은 역시 철저한 준비다. 오프 시즌 김태훈의 시계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흘러갔다. 지난해 11월초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1월초 미국 IMG 아카데미에서 몸을 만들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공을 들였다. 스스로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12년간 비활동기간 통틀어 이번이 가장 열심히 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할 정도. 회복력을 높이고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덕분에 불안감 없이 계획대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어느덧 가장이 된 김태훈. 야구를 대하는 자세도 사뭇 진지해졌다. 김태훈은 “왠지 모르게 운동할 때 더 집중하게 된 것 같다. 한 번 할 것도 두세 번 하게 되더라”고 전했다.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것은 물론이다. 쏟아지는 질문 속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김태훈은 “후배들이 물어봐 주는 게 좋다. 인정 받는 느낌”이라면서 “알고 있는 것들을 되도록 다 알려주려 한다. 옛날 생각도 나고, 더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두 자릿수 승수다. 김태훈이 공공연하게 “2003년 제춘모 코치님보다 잘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춘모 코치는 “대환영”이라며 제자의 도전을 받아들였다. 제춘모 코치는 2003년 35경기에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4.89를 기록했다. 김태훈은 “선발투수라고 하면 그래도 10승 이상은 해야 인정받을 수 있지 않나. (문)승원이형이 3년 만에 한 10승 투수를 꼭 해보고 싶다”고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박)종훈이랑 승원이형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 같고 새 외인투수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도 공이 좋더라. 불펜 쪽도 엄청 열심히 준비 중이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다시금 각오를 굳게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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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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