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미국 프로스포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타격을 받으며 ‘셧다운’ 사태에 놓였다. 미국프로농구(NBA)에 이어 아이스하키리그(NHL)와 프로축구(MLS)도 모두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앞서 프로야구(MLB)도 시범경기를 전면 취소하고 정규리그 개막도 잠정 연기했다.
미국이 초비상에 걸렸다. 미국 언론 CNN은 12일(현지시간) 오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를 사망자 41명을 포함한 1596명으로 집계했다. 가파른 증가 추세이다. 주별로는 워싱턴주에서 가장 많은 442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도 각각 328명과 153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적극 검토중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심각한 상황에서 스포츠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시범경기가 한창이던 MLB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리그 개막도 연기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토론토)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의 2020시즌 개장도 미뤄졌다. 추신수(텍사스)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개막을 연기한 사무국은 결정이 옳다"고 말했다.
시즌이 한창인 농구, 축구, 아이스하키도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NBA가 유타 재즈의 프랑스 출신 센터 루디 고베어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먼저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NHL도 동참했다. NHL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증가하고 있다. NHL 선수들은 NBA 팀과 같은 경기장을 고유하는 사례가 많다. 이에 따라 리그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MLS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에 따라 시즌을 한 달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오는 9월이 개막인 NFL을 제외한 미국 프로스포츠 모두가 셧다운한 것이다.
미국 남녀 프로골프 PGA와 LPGA도 피하지 못했다. 골프의 경우 선수 사이에 신체 접촉이 없고, 필드에서 경기가 열린다는 점에서 타 프로스포츠보다는 안전하지만, 역시 관중의 안전을 고려해야 했다. 이에 LPGA의 경우 이미 아시아지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회를 모두 취소했고, 오는 19일부터 미국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볼빅 파운더스컵 대회를 연기했다.
대회 개최를 고집했던 PGA도 두 팔을 들었다. 코로나19의 증가 추세에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드에서 열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개막했다. 하지만 1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선수들이 “왜 대회를 강행하는지 알 수가 없다”라며 비판했고, 결국 대회를 최소했다. 이와 함께 이후 3개 대회도 모두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프로축구가 파행을 겪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은 13일(한국시간)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아르테타 감독과 밀접하게 접촉한 코치진, 선수단, 구단 관계자 등은 정부 방침에 따라 자가 격리하도록 했고, 런던 콜니 훈련센터도 폐쇄했다.
첼시는 13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소속팀 선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라며 “허드슨 오도이와 밀접하게 접촉한 선수 및 관계자들은 자가 격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훈련장 시설도 폐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의 중앙 수비수 다니엘레 루가니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 2부 하노버의 중앙 수비수 티모 후버스도 양성이었다.
전 세계 스포츠계가 코로나19 악몽에 빠졌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뉴시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