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기자] “뻔뻔함이 도를 넘어섰다.”
음원차트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명도가 낮은 한 가수가 그룹 방탄소년단 등 유수의 가수를 꺾었기 때문. 문제는 해당 가수가 1위를 할만한 객관적·주관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또다시 사재기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가수 오반(조강석)은 지난 5일 주요 음원 사이트에 신곡 ‘어떻게 지내’를 공개한 뒤 지니 및 바이브(전 네이버뮤직) 1위, 멜론 10위 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지니 일간 차트에 따르면 앨범 발매 첫날(5일)부터 해당 곡은 2위로 등장해 이후 3일 연속 1위를 달렸다. 인기 가수의 팬덤을 중심으로 즉각 반발했다. 오롯이 음원 판매로만 최정상에 올랐지만 인지도, 방송출연, 유튜브 조회 수 등 그 어느 것도 내세울 게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 간판 방송콘텐츠인 TV조선 예능 ‘미스터 트롯’ 관련 가수도, JTBC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의 OST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대체 오반의 노래는 누가 들었을까.
이번 제기된 사재기 루머 중 하나는 ‘빈집털이’형이다. 빈집털이란 음원차트 1위가 확실시되는 음원 강자인 인기 가수 혹은 대형 기획사 가수들의 앨범 발매일이 뜸한 틈을 타 발매해 사재기를 시도하는 형태다. 앞서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오반의 발매일은 방탄소년단의 ‘ON’을 비롯해 지코 ‘아무노래’ 아이유 ‘마음을 드려요’ 등의 발매일이 10일 이상 지난 상태였다. 하지만 음원사이트 측은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의혹을 풀 수 없는 상황.
반면 오반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첫째 앞서 발생했던 사재기 의혹에 대해 사법부에서 허위였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으며, 둘째 그동안 수차례 차트인을 해왔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인기 가수들의 팬덤이 오히려 매점매석이라고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사재기 논란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지적됐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최근들어서야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사재기를 폭로한 가수 박경은 최초 의혹 제기 이후 4개월여 만인 지난 9일 성동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경찰 및 검찰이 최근 연초 인사 이동 및 코로나19 사태로 수사팀이 이제서야 꾸려진 것으로 아는데, 음원 사이트 및 유통사부터 감독 기관인 문화체육부 콘텐츠진흥원까지 통틀어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사재기 용인 의혹을 받는 주요 음원 사이트가 최신 시장 구조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수사가 진실을 밝혀내기 전 ‘사재기 차트’로 의심받는 그들이 스스로 도태되는 날이 먼저 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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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니의 일간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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