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효과… 국내 전기차시장 훈풍 분다

고가 럭셔리 전략 소비자 홀릭 / 1월 한 달 새 주가 50% 이상 ↑ / 국내 기업과 경쟁 효과 ‘톡톡’ / 배터리·전자장비·전장제품 등 / 관련 업계도 덩달아 기대감 UP

[한준호 기자] 2020년에 테슬라 파워는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2020년 주가 상승세가 무섭다. 1월 한 달에만 50% 넘게 급등했으며 이달 들어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020년에만 85% 올라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400억 달러(한화 약 166조1800억 원)를 넘어섰다.

2019년부터 시작한 테슬라의 분위기 반전이 2020년 들어 더욱 심화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의 모델S.

막대한 적자와 자동차 양산 공장 부족 등의 문제로 최근 몇 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매각설까지 떠돌던 테슬라의 멋진 반등이다. 최근 중국에서 첫 양산 공장 가동에 들어가고 유럽에서는 독일 베를린에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는 발표까지 나온 데다 2019년 3분기 첫 흑자 전환 이후 4분기에도 1억5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내는 등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실제 테슬라는 2019년 4분기에만 11만2000여대(모델S·모델X 1만9450대, 모델3 9만2550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23%나 급신장했다.

지난 2003년 첫 설립 이후 고급 전기차 제조사로 기존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테슬라다. 정체돼 있던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새로운 혁신과 도약을 이뤄낸 애플 아이폰에 비견되는 테슬라는 드디어 2020년 뭔가를 제대로 보여줄 기세다.

테슬라 충전소 픽사베이.

무엇보다 테슬라의 기존 전략이 이번 양산 공장 가동 및 실적 호전으로 날개를 달았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소비자들이 남들과 다른 소비를 하고 있다는 럭셔리 전략이다. 실제 테슬라는 1억 원대를 넘는 고가에 오토파일럿 등 자율주행 기술과 색다른 디자인으로 일부 테슬라의 약점을 상쇄시키며 전 세계 소비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헤리티지도 없는데 럭셔리를 추구하는 테슬라지만 애플처럼 혁신적이면서 고급 전기차 제조사로서의 위치를 굳혀나가고 있다”면서 “중국 상하이 양산 공장에서 생산된 차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거부감이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테슬라 청담동 매장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 역시 테슬라의 이러한 분위기 반전으로 전기차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보조금은 다소 축소됐지만 대부분의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 데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도 전기차 확대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9년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18.5% 증가한 11만219대를 기록했다. 국내 친환경차 연간 판매 대수가 10만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테슬라까지 가세하고 소비자들의 전기차 경험치가 계속 누적되면서 불만 사항 등을 개선해나가면 전기차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테슬라 청담동 매장

또한 관련 업계 역시 낙관적인 분위기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은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 계약을 지난해 체결하면서 파나소닉 독주체제에 균열을 내며 올해 전망이 밝다. 삼성 SDI나 SK이노베이션 역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 배터리 공급사로서 호기를 맞게 된다. 이밖에 각종 전자장비와 전장제품 역시 전기차 시장과 맞물려 있어 올해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 확대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위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도 더욱 좋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관련 부품업계도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기에 해볼 만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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