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우리카드에 물었다…무엇이 달라졌나요?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우리카드,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리카드가 최근 6연승으로 남자부 1위(16승6패 승점44점)를 질주 중이다. 2위 그룹과 승점 차도 5점으로 벌렸다.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2013~2014시즌 V리그에 뛰어든 뒤 매년 중하위권에 머물러 약팀의 이미지가 강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로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게 전부였다.

 

무게중심을 국내 선수 쪽으로 옮긴 게 결정적이었다. 걸출한 외국인 선수에게만 의존해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리버맨 아가메즈를 앞세워 봄 배구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6라운드에는 1승5패(승점3점)로 승률이 저조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아가메즈가 부상 여파로 부진한 가운데 국내 선수들까지 고전해 2연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반등의 실마리는 국내 선수들이 찾아야 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맞춤형 지도에 나섰다. 레프트 나경복에게는 리시브 이후 동작, 수비가 됐을 때 이단 공격을 성공시키는 법 등을 강조했다. 레프트 황경민에게는 수비 시 자리를 찾고 공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약점인 서브를 보완하려면 높은 타점에서 공을 빨리 때리라는 이야기도 해줬다.

 

반대로 세터 노재욱에게는 큰 주문을 하지 않았다. 주입식 교육으로는 좋은 세터를 만들 수 없다는 지론이다. 선수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연구해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세트 시 공이 말리지 않도록 볼 끝을 살리라는 조언이 전부였다.

 

선수들은 기술을 익혔고 자신감을 쌓았다. 여기에 경험까지 덧칠하자 결과로 이어졌다. 대표팀에 다녀온 나경복은 시즌 공격성공률 52.15%를 기록, 데뷔 후 최고치를 찍으며 325득점을 만들었다. 황경민도 공격점유율 20.47%, 공격성공률 50.68%로 268점을 터트렸다. 리시브 효율도 지난 시즌(36.56%) 대비 수직 상승한 47.98%로 리그 전체 3위다.

 

센터 최석기와 이수황은 각각 속공 부문 전체 2위(공격성공률 64.04%), 4위(61.46%)를 마크했다. 국가대표 리베로로 성장한 이상욱은 디그 부문 전체 1위(세트당 3.117개), 세터 노재욱은 세트 전체 1위(세트당 11.115개)에 올랐다. 선수 개개인의 성장은 시너지 효과를 내 팀을 1위로 올려놨다.

 

신영철 감독도 흐뭇하다. “국내 선수들이 정말 좋아졌다”고 웃은 뒤 “보이지 않는 실수들이 많이 줄었다. 진짜 배구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다. 보완해야 할 점이 곳곳에서 보인다. 신 감독은 “우리는 만들어나가는, 발전하는 과정이다. 하나씩 채워가다 보면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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