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합니다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뗐다. 한국 남자배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려 한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이 중국 장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일정을 마쳤다. 지난 11일 아시아 최강 이란과의 준결승에서 세트스코어 2-3(25-22 21-25 18-25 25-22 13-15)으로 석패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20년 만의 본선행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결실을 보지 못했다.

 

성과는 있었다. 대회 전 많은 이들이 ‘남자배구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편견을 깨고 싶다. 남자배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 내내 죽기 살기로 이를 악물고 뛰었고 결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경기를 보여줬다. 팬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준결승에서 패한 뒤 ‘고개 숙이지 마라’, ‘정말 잘했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남자배구를 향한 인식을 조금은 뒤바꿨다.

 

끝이 아니다. 2024 파리올림픽까지 다시 4년의 기다림이 남았다. 더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했던 라이트 박철우(35·삼성화재), 세터 한선수(35·대한항공), 센터 신영석(34·현대캐피탈) 등의 뒤를 이을 자원을 찾아야 한다. 이들은 후배들에게 큰 과제를 넘긴 미안함을 전했고, 동시에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한선수는 “우리 세대는 실패했다. 하지만 다음 세대는 반드시 해내 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신영석은 “유소년 육성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한다. 전 세계 대부분 팀이 원활히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다. 한국도 뒤처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철우도 “여전히 우리에게는 목표와 꿈이 있다. 한국 남자배구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좋은 후배들이 나와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쉬운 일은 아니다. 라이트와 센터는 V리그 내에서도 공급난을 겪는 포지션이다. 특히 라이트는 대부분 외국인 선수가 책임지고 있다. 박철우와 문성민(34·현대캐피탈) 외에는 여태 이렇다 할 차세대 거포가 보이지 않았다.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4년 뒤를 준비해야 한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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