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아의 연예It수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feat.강용석X언론)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그 얘기로/ 넌 핑계를 대고 있어/ 내게 그런 핑계를 대지 마/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니가 지금 나라면/ 넌 웃을 수 있니.’

 

 김건모의 히트곡 ‘핑계’ 가사다. A씨(31)가 김건모(51)에게 하는 이야기이자, 결백을 주장하는 김건모가 A씨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국민 가수’로 불리는 김건모가 데뷔 이래 최악의 스캔들에 휩싸였다. 타이밍은 더 최악이다. 인륜지대사로 불리는 결혼을 5개월 앞둔 시기. 행복과 감격의 눈물로 결혼 준비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신부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게 생겼다. 

 가수 김건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김건모를 강간 혐의로 형사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의 고소대리인 강용석 변호사는 취재진에 “김건모가 2016년 피해자를 강간했고, 이후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는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에서 조사가 되면 피해자가 직접 진술할 것이며 구체적인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강용석은 고소 당일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실시간 방송에서도 이를 언급했다. “피해 여성이 유흥업소 여성이라 하더라도 그 의사에 반해 폭력, 강요, 압박에 의해 성관계를 했다면 강간죄가 충분히 성립한다”면서 “김건모는 사건 당일 피해 여성을 처음 만났고, 해당 여성에게 어떠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A씨의 주장에 김건모 측은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절대 사실이 아니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경대응을 시사한 상황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잘잘못을 따지기 전, 팩트가 무엇인지 따져보기도 전, 이미 김건모의 이미지는 실추됐다. 그것도 아주 상세히 적힌 보도자료와 이를 보도한 언론에 의해.

 강용석은 고소장 제출 전 소속 법무법인 넥스트로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 경위를 공개했다. 사건 발생 일자와 장소는 물론이고 피해 과정과 성교 시간, 사정 유무까지 상세한 내용이 담겼다. 수사기관이 아닌 언론에 공개되는 입장문 치고는 지나치게 자세한 내용이다.

 

 더 큰 문제는 필터 없이 이를 그대로 게재한 몇 몇 언론의 보도 행태다. [입장문 전문]이라는 제목으로 수사기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의 자극적 내용을 고스란히 담았다. 미성년자의 뉴스 소비가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넥스트로 입장에선 손 안대고 코 푼격이 됐다.

 

 미투 연예인을 비롯해 강지환, 정준영, 최종훈, 박유천의 사례를 보자. 성범죄 혹은 성추문의 주인공이 된 남자 연예인은 생업인 연예활동 자체에 급브레이크가 걸린다. 향후 활동과 재기 역시 미지수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비서 성폭행 사건 당시 직접 증거는 없었지만, 징역 3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는게 법원 판단이었다.

 

 2016년 4명의 유흥업소 여성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당한 가수 박유천은 수사 기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협박, 폭행은 없었다는 여성들의 진술에서 범행의 강제성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김건모는 이제 사활을 걸고 무죄를 입증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목격자 없이 두 사람만 있던 상황, 3년이 지나 CCTV도 없이 벌일 첨예한 공방.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간다는 속설이 떠오른다. 이들의 ‘잘못된 만남’은 어떻게 풀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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