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언제든 변신이 가능하다. 정지윤(18·현대건설)이 전천후 플레이어로 성장 중이다.
프로구단 감독들은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여러 작전을 구사한다. 그런데 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를 수행할 선수가 필요하다. 많은 능력을 갖춘 선수일수록 쓰임새가 더 커진다. ‘변신의 귀재’로 떠오른 정지윤은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의 필승 카드가 됐다.
정지윤은 지난 시즌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경남여고 시절 레프트와 센터를 병행하던 그는 프로 첫해 센터로 활약했다. 작은 신장(180㎝)과 스윙 궤적 등이 레프트에 더 적합했지만 센터 전환도 성공적이었다. 베테랑 양효진의 파트너로 총 29경기 92세트서 210득점(공격성공률 33.33%)을 기록했다. 신인 중 가장 빼어난 성적으로 2008~2009시즌 염혜선(현 KGC인삼공사) 이후 10년 만에 현대건설 소속 신인왕이 됐다.
올 시즌에는 활약의 폭이 더 넓어졌다. 신인 센터 이다현과 경쟁하던 그는 상황에 따라 레프트 혹은 라이트로 기용됐다. 비시즌 날개공격수 훈련을 하지는 못했지만 실전에서는 무서웠다. 빠른 점프와 체공력으로 상대 코트를 노렸다. 공을 때리는 순간 힘을 온전히 실어 파워풀한 스파이크를 꽂았다.
지난 19일 IBK기업은행전에서 2세트부터 4세트까지 센터로 선발 출전한 뒤 5세트에는 라이트로 들어섰다. 이날 5세트에만 팀 내 최다 득점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고예림(16점) 다음으로 많은 15득점(공격성공률 50%)으로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챙겼다. 라이트로서의 잠재력을 발산했다.
현대건설은 라이트 외인 마야가 무릎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많아졌다. 원조 토종 라이트 황연주와 뒤를 받치는 정지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정지윤은 “언니들이 다 괜찮으니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세터 (이)다영 언니가 나를 믿고 공을 잘 올려줘 잘할 수 있었다”며 “시즌 초반에는 센터만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방면으로 신경을 많이 써서 여러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신인이라 소심하고 정신없게 플레이 했던 것 같다. 이제는 배구를 더 알고 싶다. 여유를 가지고 더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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