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함께라서 이쁜사람들’… 영화 ‘감쪽같은 그녀’

 

[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혼자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군중 속 고독에서 복잡한 감정이 들 때 진정한 ‘함께’의 의미를 갈구한다면 영화 ‘감쪽같은 그녀’가 정답이다.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의 의미가 깊은 여운을 선물할 것이다.

 

아이의 눈은 어른보다 순수하고 맑다. 꾸밈없이 솔직하며 늘 진심으로 대하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우회적인 감동을 준다. 미디어에서는 이런 이유로 줄곧 아이의 입을 빌려 말하기 부지기수였고, 영화 ‘감쪽같은 그녀’도 그렇다. 조손가정의 아이의 미묘한 심리적 감정, 냉엄한 현실 속에서도 고통을 밝게 해석하고 가족에 대한 깊은 공주(김수안)의 애정은 올겨울, 마지막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내달 4일 개봉예정인 ‘감쪽같은 그녀’(허인무 감독)는 72살 나 홀로 라이프를 즐기는 말순 할매(나문희)의 인생에 손녀 나공주(김수안)가 찾아와 벌어지는 이야기다. 72살 꽃청춘 할매 변말순은 한 땀 한 땀 수놓은 손수건을 팔고, 취미생활로 고스톱을 즐기는 인물이지만, 무사태평한 인생을 살다 12살 손녀 공주가 갓 난 동생 진주를 업고 찾아온다. 공주는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할매 말순을 찾아 경북 청송에서 부산까지 동생을 업고 온 당찬 손녀다. 처음 보는 할매 집에 당돌하게 눌러앉아 그녀와 ‘반강제’ 가족을 선언한다.

 

조손가정의 틀에 박힌 이미지로 억지 감동을 짜낼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가족이 된 이 조손가정(만 18세 이하 손자녀와 65세 이상 조부모로 구성된 가정을 뜻함)은 코믹하게 좌충우돌한다. 이 ‘악동 가족’이 벌이는 ‘코믹스릴러’ 탓에 감동, 교훈에 재미까지 추가하며 영화에 삼박자가 고루 버무려질 수 있었다. 

 

말순 할매는 손녀들을 생각하며 더 억척스럽게 굴어 주변인의 매서운 눈초리를 산다. 공주 역시 말순 할매를 위한 돋보기를 사기 위해 도둑질을 감행하는 등 이 가족은 끊임없이 천방지축이다. 그래도 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배경에는 서로가 있다. 김밥 가격이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다 쉬어버린 김밥을 사먹어도 서로를 바라보며 ‘새콤해야 맛있지’라고 웃는 이유다. 이들의 행복은 주변인에서도 찾을 수 있다. 공주의 든든한 아군 우람(임한빈)과 공주의 숙명의 라이벌 (강보경)의 호흡은 영화에 신선한 충격을 준다. 자연스러운 사투리와 감칠맛 나는 생활 연기는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는 극의 소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끝으로 색다른 조합으로 생각됐던 나문희와 김수안의 연기 호흡은 이들이 뭉친 이유에 연신 고개가 끄덕여진다. 부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며 초반부 밝은 분위기를 주다가 이들의 감정 변화에 따라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들의 눈물을 훔친다. 특히 최연소 쌍천만 배우 김수안이 말순 할매에 건네는 진심과 따스한 시선이 이 영화의 몰입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며 주제 의식을 전한다. 이 둘의 맞잡은 두손이 올겨울 스크린 속 마지막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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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감쪽같은그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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